"처음부터 괴물은 아니었어"..부모책임 주장

박철홍 입력 2012. 9. 3. 12:39 수정 2012. 9. 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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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성폭행범 지인들 일부 언론 보도 반박 나서 "벌을 받아 마땅한 나쁜 놈이지만 괴물 만든 건 가정환경"

나주 성폭행범 지인들 일부 언론 보도 반박 나서

"벌을 받아 마땅한 나쁜 놈이지만 괴물 만든 건 가정환경"

(나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3일 나주 성폭행범 고모(23)씨 주변인들이 고씨의 성장환경을 다룬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친인척과 고향 선후배들은 "고씨가 죗값을 받아 마땅한 몹쓸 짓을 한 나쁜 놈이지만, 고씨의 성장배경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친인척 등 지인들은 일부 언론이 묘사한 것처럼 고씨가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지인들은 고씨는 고향에 따르는 선후배가 많았고 한때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한 적도 있었다며 고씨가 외톨이도 아니었고 어렸을 때부터 괴물이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씨를 괴물로 만든 것은 왜곡된 가정환경이다며 구체적인 사연들을 제보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고씨가 삐뚤어지기 시작한 것은 7살 무렵인 1996년 아버지가 재혼하면서부터다. 이들은 딸과 함께 온 새어머니가 고씨를 괄시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친구들과 친인척들에게 "새엄마가 밥 많이 먹는다고 밥상을 발로 찼다"거나 "학교 갈 차비도 안 준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또 아버지가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어느 날에는 새어머니와 의붓누나가 잠자는 고씨를 발로 차며 폭행해 고막이 파열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집에서 밥도 못 먹게 하고 용돈과 차비도 못 받은 고씨는 이 무렵부터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등 비행을 시작했다.

고씨는 중학교를 중퇴할 무렵에는 "학교에서 급식비 안 낸다고 방송해 창피해서 학교에 다닐 수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

중학교 중퇴 후 스스로 새어머니 곁을 떠나 전남 나주 가구공장에서 일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고씨는 착실하게 일을 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그러나 2004년께 고씨의 부모는 고씨가 4년여 동안 일해 모은 돈 500여만 원을 반 강제적으로 빼앗아 가버렸고 이러한 일은 성인이 되고도 반복됐다.

성인 된 20대 무렵 스티로폼 생산 공장에서 일해 번 월급은 아예 부모의 통장에 입금됐다.

또 보길도 인근 김 양식장에서 일한 대가는 부모가 물건으로 받아가 버리는 일도 있었다.

고씨는 "돈 벌어서 뭐하나요. 하루 벌어 하루 먹으면 되지"란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조금만 현명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불행하진 않았을 것이다"며 새어머니와 재혼한 아버지를 원망하는 말도 했다.

고씨가 번 돈을 모으지 않고 유흥비로 탕진하고 큰돈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에는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인들은 주장한다.

자신은 교복과 차비도 없이 학교 다니고, 일해 번 돈도 다 빼앗겼는데 의붓딸에게는 대출받아 집을 구해주는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고 한 지인은 전했다.

주변인들은 고씨가 어린 시절부터 남의 물건을 훔치는 등 비행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오롯이 고씨의 책임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고씨의 한 지인은 "고씨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고씨를 그렇게 방치하고 괴롭힌 고씨의 부모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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