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성폭행범, 피해자 아픔 공감 못해"
경찰청 권일용 프로파일러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면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전남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모(23)씨가 범행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려 자기 합리화를 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심리상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권일용 경감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피의자 고씨가 '나도 피해자도 둘 다 운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피해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등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이 없다"라고 말했다.
권 경감은 고씨가 검거된 다음날인 1일 오후 6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광주 서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고씨를 면담하고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피의자가 '죽고 싶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앞으로 자기에게 벌어질 일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일반적인 성범죄자와 같이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권 경감은 "고씨가 초범이지만 아동이나 여성 등 취약자를 통제함으로써 자기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전형적인 성범죄자의 심리기재를 보인다"며 "고씨가 가정환경 등 개인ㆍ환경적 요인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스트레스가 쌓여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씨는 이성관계라든지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전혀 없었다"며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단절돼 있어 컴퓨터 게임이나 아동 음란물에 몰입한 것도 일반적인 성범죄자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고씨가 로리타 콤플렉스(소아애호증)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소아애호증에는 오직 아동을 성적대상으로 삼는 유형과 아동과 성인 둘 다를 성적대상으로 삼는 유형이 있는데 고씨는 후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수사 경력 18년에 달하는 권 경감은 2004년 유영철, 2006년 정남규, 2009년 강호순, 2010년 김길태 등 주요 강력사건을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한 국내 프로파일러 1호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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