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두순' 고종석 사건 충격]'살려달라' 애원 묵살.. 전형적 사이코패스

입력 2012. 9. 1. 03:11 수정 2012. 9.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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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이 보는 범인 심리
대인관계 좁은 게임 중독.. 성적 환상에 사로잡혀 살아

[동아일보]

PC방 CCTV에 잡힌 고종석

고종석이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전남 나주시의 PC방에 들렀을 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모습. 채널A 제공

전남 나주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고종석(23)은 가족 옆에 잠든 7세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뒤 길가에 내버려두고 사라졌다. 피해자 A 양은 일부 장기가 파열된 상태였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악마'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달 30일 새벽 고종석의 심리를 추적해 봤다.

○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

성범죄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종석과 같은 아동 성범죄자들의 인지 체계는 일반인과 다르다. '또래 성인이 아닌 아동을 상대로도 성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성(性) 인지 왜곡은 주로 성인 여성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경험을 다른 곳에서 해소하려는 '보상심리'나 아동 포르노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성욕을 느끼게 되는 '관찰학습' 탓에 나타난다.

게임 중독도 비뚤어진 성욕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종석은 일용직 노동자로 떠돌다 일감이 떨어지면 PC방에서 혼자 게임에 몰두했다. 한 PC방에서 5년간 사용한 금액이 150만 원을 넘을 정도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으로 정상 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성인 여성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범죄 전력이 없는 고종석이 A 양을 대담하게 납치한 것은 범행을 미리 계획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종석은 "범행 전날 밤 친동생과 소주 5병을 마셔 술김에 범행했다"고 말했지만 범죄의 잔악성을 감안할 때 아동에 대한 성적 환상을 오랜 기간 품고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종석은 자신의 완력과 상대방의 저항 수준을 예측한 뒤 어린 피해자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범행 뒤엔 '쓸모없는 존재' 취급

고종석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행동을 보였다. A 양이 "살려 달라"고 애원해도 묵살했고 성폭행 중 A 양의 중요 부위가 5cm 찢어지고 직장이 파열될 정도로 소녀가 심한 고통을 겪는데도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데에만 충실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오정은 범죄심리분석관은 "상대방의 표정이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감정 변화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범행이 끝난 뒤 피해자를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감추지 않고 A 양 집 인근 다리 밑에 버려둔 것도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특성이다. A 양을 '인격체'로 보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의 범행을 증언할 수도 있는 '인간'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31일 검거 당시 고종석이 PC방에서 자신의 사건을 다룬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고 있었던 것은 범행을 걱정하면서도 반대로 자랑스러워하는 흉악범의 심리로 풀이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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