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 자료 은폐, 방통위도 개입돼있다"
장병완 의원 "자료은폐시점 방통위-사찰팀 최소 7통 통화… YTN 증거 인멸용 추정"
[미디어오늘 정상근 기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10년 7월 초 민간인 불법사찰 자료를 은폐하기 위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할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들과 집중적으로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간인 불법사찰 자료 은폐에 방통위가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장병완 의원은 "사찰팀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증거를 파기하고 입을 맞추던 시점에 실무자였던 김충곤 점검1팀장과 방통위 고위인사 2명이 집중적으로 통화를 했다"며 "김 팀장이 2010년 7월5일부터 8일 사이 방통위(일반전화와 법인명의 핸드폰)와 통화한 내역이 확인된 것만 7통"이라고 밝혔다.
2010년 7월5일부터 8일까지는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다음날인 9일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이 시기 공직윤리지원관실과 방통위 관계자들이 최소 7통의 전화를 한 것이다.
▲ 지난 6월 13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에서 특별수사팀 송찬엽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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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완 의원은 "김 팀장이 통화한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렸던 정용욱 정책보좌관과 여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인 형태근씨의 핸드폰이나 사무실 번호였다"며 "상대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은 통화 내역도 많고, 다른 사찰팀원도 방통위와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장 의원은 공직윤리지원관실과 방통위 간의 통화는 YTN 사찰 은폐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팀장과 방통위 핵심 인사의 통화가 이뤄진 7월5일 저녁, 사찰팀이 YTN 간부와도 집중적인 통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김 팀장은 최시중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재경구룡포 향우회에서 운영위원을 맡았다가 2008년 공직윤리지원관실로 온 인물"이라며 "방통위와 사찰팀의 관계가 이번에 처음 드러난 만큼 방송 장악과 와이티엔을 비롯한 언론사 사찰과 관련해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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