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의 사나이, 삼미 금광옥에 대한 추억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인천 프로야구사를 되돌아보게 되는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는 추억의 선수들이 많이 등장하여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의 원년 우승을 이끈 박철순과 김우열을 포함하여 MBC 청룡(LG 트윈스 전신) 백인천, 롯데 자이언츠 노상수,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 김성한 등, 추억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당시를 기억하는 올드 팬들은 '맞아 맞아! 저 선수!' 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리고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인천에서는 삼미 그룹이 프로야구단 창단에 앞서며 지역 내 유망 선수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까지 인천 지역 야구의 두 기둥이었던 동산고-인천고 출신 선수들이 주가 되었음은 두말 할 나위 없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다른 팀에 비해 약체였던 삼미는 시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채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삼미에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운드에는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했던 인천고 에이스 인호봉이 버티고 있었고, 동산고를 졸업한 베테랑 금광옥은 안방을 지키고 있었다. 비록 팀은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지만, 당시 삼미 유니폼을 입었던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야구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 투지의 사나이, 홈런 타자 금광옥에 대한 추억
이 중 프로 원년 삼미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금광옥은 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 등에서 코치 및 프런트 업무를 두루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동산고-경희대 졸업 이후 철도청과 육군야구단, 상업은행을 거쳐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에 합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슈퍼스타 하나 없는 슈퍼스타즈'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그는 양승관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며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박철순으로부터 홈런을 뽑아 내는 장면은 그의 현역 시절을 짐작하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그는 부진한 팀 성적에도 불구, 타율 0.270, 9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번 타자다운 역할을 충분히 해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에이, 다른 팀 4번에 비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지요."라며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하위였던 삼미의 팀 사정에도 불구, 금광옥은 "져도 투지만은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라는 말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야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려고 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정신을 바탕으로 그는 올해부터 모교 동산고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며 또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독직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한야구협회에서 그의 지도자 자격을 놓고 문제를 삼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이유는 금 감독을 포함하여 위재영/윤용화 코치가 베이스볼 아카데미(이하 BA) 과정을 수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이로 인하여 동산고 야구부는 한때 '지도자 없이 선수들만 그라운드에 내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아마야구 전반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며 금 감독은 정식으로 대한야구협회 지도자 자격을 얻었다. 당시를 떠올린 금 감독은 "30년 프로 경력이 한 순간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때 참 힘들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 19일 열린 청원고와의 대통령배 16강전을 앞두고 만난 금 감독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 대해 다소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영화를 정작 본인이 한 번도 못 봤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묻자 "당시에는 바빴죠. 양승관, 인호봉 등 동료들이 갔다는 시사회도 저는 못 갔습니다."라며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주인공이었던 무대보다는 후배들을 키워내고자 하는 현재 문제에 더 관심을 두기도 했다. '투지의 사나이'라고 불렸던 현역 시절 모습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이제 인천 야구 팬들에게도 '금광옥'은 아련한 기억 속의 사나이로 남겨져 있을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야구를 모르던 이들은 그의 존재 여부도 모를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초창기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현역 시절 '집념과 뚝심을 지닌 삼미의 4번 타자'가 현재 모교에서 후학 양성을 위해 몸담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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