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결산⑤]아쉬운 노메달? 감동은 메달 순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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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 한국 올림픽 선수단이 이번 올림픽 개최지 런던에서 남긴 최종 성적이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것은 단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바로 메달의 수상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금껏 목표해 왔던 결실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노력은 대한민국 국민들 가슴 속에 진한 여운과 함께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 최고의 감동 들어 올린 장미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록을 들어 올렸던 장미란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최고의 감동을 들어올렸다.
지난 6일(한국시간) 장미란은 역도 여자 75kg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5kg, 용상 164kg, 합계 289kg을 기록하며 전체 4위에 올랐다. 올림픽 2연패의 꿈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장미란은 지난 2010년 교통사고 후유증 이후 어깨와 골반 등에 잔부상을 수반한 채 대회 준비에 나서야 했다. 또한 장미란이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저우루루(중국)와 카시리나(러시아)가 새로운 역도 강자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역도 판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연패가 당연시 될 것 같았던 분위기가 일찌감치 조성되면서 장미란은 평소 자신이 들어 올려왔던 무게 외에도 주변 기대치에 따른 부담감까지 함께 짊어져야 했다.
이미 저우루루와 카시리나가 인상에서부터 압도적인 기록을 작성한 가운데 장미란은 동메달 획득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70kg을 들어 올리지 못하며 결국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쳐야 했다.
장미란은 바벨을 손에서 놓친 이후 잠시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뒤 입을 맞춘 손을 바벨에 가져다대는 세리머니를 취했다. 또한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어주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그녀는 결국 인터뷰 도중 "국민들에게 아쉬움과 실망을 남긴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아냈지만 국민들 역시 그녀의 투혼에 함께 눈물을 흘리며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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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핸드볼-여자 배구, '메달 실패' 아닌 '4강 신화' 이뤄내다
여자 핸드볼과 배구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4강 신화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준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하며 나란히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고, 최종 승부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적을 연출해내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먼저 여자 핸드볼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생순 신화'를 재현하고자 했지만 스페인에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9-31로 패하며 3회 연속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나 팀 내 에이스나 다름없었던 김온아의 왼쪽 슬개골 근육 파열, 정유라의 전방 십자인대 파열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전력 자체를 꾸릴 수 없었고, 다른 선수들 역시 온갖 부상을 짊어지고도 투혼을 앞세워 경기에 나서야 했다.
선수 교체의 폭이 좁아짐에 따라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도 다른 팀보다 빠르게 고갈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이를 정신력으로 끝까지 버텨내며 앞서 열린 두 번의 올림픽 못지않게 이번에도 가슴 벅찬 감동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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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에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숙적 일본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당초 조별예선 통과마저도 벅찰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보란 듯이 이겨내고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세계랭킹 15위에 불과했던 한국은 조별예선에서부터 미국, 브라질(세계랭킹 2위), 세르비아(6위), 중국(5위) 터키(11위) 등 세계적 강호들과 한 조를 이뤘지만 브라질전 승리의 기적과 더불어 8강 진출 후에도 이탈리아마저 잠재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무려 총 207점을 기록하는 맹활약 속에 대회 득점왕 및 MVP를 휩쓸었다. 4위 팀에서 MVP가 선정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김연경의 활약이 얼마나 눈부셨는지를 입증하는 결과였다.
이처럼 여자 핸드볼과 배구 모두 열악한 인프라와 투자 속에서도 나란히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제 더 이상의 '반짝' 관심이 아닌 향후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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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선수단 245명 모두가 최고
이 밖에도 메달 문턱에서 좌절을 겪었지만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줬던 선수들은 수 없이 많다. 펜싱에서는 신아람이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멈춰버린 1초 사건'으로 인해 눈물을 쏟아내야 했고, 남현희 역시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통한의 은메달의 한을 풀어내지 못하고 여자 플뢰레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도 역시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비록 김재범(남자 81kg 이하급)이 4년 전 은메달의 한을 씻어내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지만 정다운(여자 63kg 이하급), 왕기춘(남자 73kg 이하급), 황희태(남자 100kg 이하급) 등이 모두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
이처럼 동메달을 목전에서 놓친 선수들도 있지만 일찌감치 예선에서 탈락한 선수들이나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별다른 스포트라이트조차 받지 못한 채 이번 런던 올림픽을 조용히 마무리 한 경우도 많았다. 반대로 범국민적 관심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선수들도 다수 존재한다.
올림픽에서 호성적을 내는 것은 국민들에게 통쾌함과 뿌듯함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본인 스스로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비록 메달 사냥에 실패했더라도 이번 대회를 위해 그동안 흘려온 선수들의 땀방울이 결코 평가 절하되어선 곤란하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당당히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있듯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언제든지 깜짝 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법이다. 그저 대한민국의 이번 대회 메달 수와 종합 순위에만 '목 매달' 일이 아니라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격려와 위로가 묻어나는 '마음 속 금메달'을 저마다의 목에 걸어줘야 할 시점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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