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박종우 '독도 세리머니' 문제 왜 커졌나?

입력 2012. 8. 12. 19:52 수정 2012. 8. 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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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독도 세리머니'는 한국이 펼친 국제 축구경기에서 심심찮게 나왔다.

2004년 1월22일, 아테네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8개국 초청 국제대회에서 일본과 준결승에서 만났다. 조재진(은퇴)과 최태욱(서울)의 연속골로 앞서던 한국은 후반 31분 최성국의 쐐기골로 3-0으로 이겼다. 최성국은 당시 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올려 언더셔츠를 내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의 언더셔츠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2005년 3월에는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부르키나파소와의 평가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 수비수 김상식(전북)이 코너킥에 가담해 골을 넣은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A보드 광고판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의결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이러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두 번의 독도 세리머니는 큰 문제없이 지나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직접 주관하는 공식 대회가 아니었던 까닭에 큰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일본 역시 주목도가 크지 않은 대회에서 나온 한국의 세리머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1아시안컵 한·일전에서 골을 넣은 기성용(셀틱)이 원숭이 세리머니를 펼치자 문제가 커졌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 문제를 연일 헤드라인 뉴스로 다뤘고, 일본축구협회까지 나서며 FIFA에 제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 세리머니는 일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하며 간신히 논란의 불씨를 잠재웠다.

FIFA 규정에는 국가나 개인, 특정인들의 집단을 인종이나 성, 언어, 종교, 정치 등 어떤 종류의 이유에서든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제재하거나 추방할 수도 있다.

2007년 1월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대표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중국의 '장백산' 홍보에 항의하는 뜻으로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 보였다. 이것이 중국 정부의 유감 표명으로 사건이 커졌다. 한국은 대회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서한을 보내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주목도가 큰 국제대회에서 다른 나라와 관련한 세리머니를 할 경우 사태는 커지기 쉽다. 특히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올림픽에서는 스포츠 외적인 요소의 개입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IOC 올림픽헌장 '광고·시위·선전'과 관련된 조항에는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 또는 인종차별적 선전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각각 1·3위로 골인한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검정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뻗어 인종 차별에 경종을 울렸지만 올림픽헌장을 어겨 메달을 박탈당했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는 한·일전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독도를 방문한 것과 연관이 적지 않다. 국제적 이슈가 되면서 영국 교민사회에까지 독도에 대한 관심이 커져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를 경기장에까지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독도 세리머니'는 스포츠 외적인 표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IOC의 원칙이 새삼 증명된 사례로 남게 됐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모바일 경향 [경향 뉴스진(News Zine) 출시!]|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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