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위태롭고 불안하지만 들을 수 밖에 없는 앨범..피오나 애플 4집 'The Idler Wheel is Wiser..'

2012. 8. 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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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 홍보관계자들을 애먹이는 긴 제목이다. 뭐 기네스북에 등록된 1999년도 앨범보다는 짧지만. 7년 만에 발매된 피오나 애플(Fiona Apple Maggart)의 4집 <theIdler Wheel is Wiser than the Driver of the Screw, and Whipping Cords will Serve You More than Ropes will ever Do>는 직역하자면 '나사용 드라이버보다는 움직이는 바퀴가 더욱 현명하고, 얇은 끈이 굵은 로프더미 이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뜻의 난해한 제목이다. 방향만 돌리는 나사 드라이버보다는 기어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유동바퀴가 좀 더 기계를 잘 이해하고, 낡은 로프를 묶어주는 '위핑 로프'가 바다에선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완전히 급하게 결정한 제목이다. 데드라인을 목전에 두고 밤을 샌 직후 해가 떴을 때야 비로소 떠올랐다. 사람들이 이 타이틀을 보고 '이런, 또 다른 싯구절 제목이군' 이라 할 줄은 미처 몰랐다. 미안하다." 친절하지 않은 앨범 아트워크 역시 피오나 본인 작품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전혀 다정해질 생각 없는 뾰족함과, 분노를 허스키함으로 억누르는 솜씨는 유효하다. '그냥 단지 모든 것을 느끼고 싶을뿐'이라는 반복되는 후렴구가 돋보이는 'Every Single Night'로 시작한 앨범은 언니 모드 마가트의 현란한 코러스가 조합되어 강렬한 개성을 표출해내는 'Hot Knife'로 마감된다. 삐걱대는 피아노에 맞춰 불길하게 절규하는 'Daredevil', 녹음실 근처 공장 소음이 그대로 들어간 'Jonathan'도 독특한 트랙. 가위, 피아노, 아이들의 목소리 등 각종 아날로그 사운드로 점철됐지만 왠지 모르게 미래적인 느낌이 드는 곡 구성이다. 앨범을 마주한 네티즌들은 '7년 간 부어온 계를 탄 느낌' '이제 지구가 멸망해도 괜찮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마릴린 맨슨이 사랑하고, 레드핫칠리페퍼스 전멤버 데이브 나바로가 혈서 러브레터를 보낼만 하지 않은가? 다정해질 생각일랑 추호도 없는 불안한 중독성"<extraordinaryMachine> 발표 이후 7년 동안 은둔해 있는 동안에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기자)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지난 34년 여 동안을 은둔하며 살았어요."(피오나 애플) 이 메마르고 냉소적인 여자가 낸 앨범이 왜 냈다 하면 몇 백만 장이나 팔리는 거지? 난 그녀의 음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코웃음을 쳤다. 클라이맥스도 없고, 기복도 없고, 딱히 드라마틱한 멜로디 라인도 없는데 어디가 중독적이라는 거야? 그러나 참 신기한 일이다. 세 번 이상 들어보면 그때부터 그녀의 노래는 플레이 리스트에서 나오지 않는다. 특히 독이 되는 말을 들어 바닥을 치거나,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이 드는 날 밤에는 반복 청취하게 된다. 재즈와 얼터너티브 록, 블루스를 왔다 갔다 하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와 뒤틀린 가사, 드라마틱하면서도 메마른 음색으로 자신만의 불안정한 매력을 완성시킨다. 운전면허증도 없고, 비행도 굉장히 싫어하는 이 신경질적인 채식주의자가 부르는 무심한 노래들은 과거 불행했던 사건-12살 생일날 직전 하교길에 당한 성폭행-과 떼어놓고 듣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 자기연민에 빠지지도, 자기를 파괴하지도 않은 채 불행을 숨기는 대신 스스로 BGM이 되는 길을 택한 피오나. 딱히 남을 위로할 뜻은 없어 보이지만 이 신경질적인 무심함이 오히려 성가시게 달라붙어 어쭙잖은 위로를 던지는 치들보다 낮다고 느껴진다.

[글 박찬은 기자 자료제공 소니뮤직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39호(12.08.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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