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누나' 경혜공주의 죽기前 재산상속자료

2012. 7. 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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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집과 땅을 물려주노라`

'유일한 아들인 미수가 아직 혼인도 못했는데 지금 홀연히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가사(家舍ㆍ집)와 통진(지금 경기 김포군)에 있는 밭과 땅을 먼저 허락해 준다(물려 준다).' 임종 직전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敬惠公主ㆍ1436~1473)에게 남은 사람은 아들뿐이었다. 남편도 동생도 이미 잃은 그는 죽기 전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문서를 작성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경혜공주가 아들에게 재산을 나눠주면서 작성한 분재기(分財記)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 '경혜공주印' 선명한 分財記 한중연은 "최근 해주 정씨 대종가에서 제공받은 1300여 점에 이르는 고문서를 정리하다 '경혜공주인(敬惠公主印)'이라는 붉은색 도장이 찍힌 분재기를 확인했다"며 "조선시대 공주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자기 인장을 찍어 남긴 고문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가로 66㎝, 세로 70.5㎝인 이 분재기는 성화(成化ㆍ명나라 헌종 연호) 9년(1473년) 12월 27일 유일한 혈육인 정미수(鄭眉壽ㆍ1455~1512)에게 재산을 나눠준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경혜공주는 분재기를 작성하고 사흘 후인 12월 30일 별세했다.

분재기에는 문종 서녀인 경숙옹주(敬淑翁主ㆍ1439~?) 남편 반성위(班城尉) 강자순(姜子順) 등 증인으로 참여한 3명의 수결(手決ㆍ서명 또는 사인)도 있다. 재산상속 내용뿐 아니라 경혜공주는 정선방(조선시대 행정구역 한성부 중부 8방 중 하나)에 있는 집은 자기가 죽은 뒤에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받들어 자손에게 전하고 오래도록 지니며 살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한편 이번 분재기를 통해 경혜공주가 죽을 때까지 공주 신분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선 후기 일부 문집(文集)이나 야사(野史)에서 경혜공주는 남편 정종이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돼 능지처참된 뒤 순천이나 장흥의 관노(官奴)가 됐다고 기록돼 있었다.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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