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보냐 보수냐 묻자 "난 상식파".. "한국, 지금 이대론 안돼"

김진우 기자 입력 2012. 7. 24. 00:26 수정 2012. 7. 24.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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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 이어 토크쇼 출연 '심상찮은 행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50)이 23일 SBS 토크 프로그램 <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에 출연해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과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학창 시절과 창업 등 인생 역정과 가족 이야기도 상세히 풀어놨다.

이날 출연은 지난 19일 대담집 < 안철수의 생각 > 출간으로 재개된 '안철수식 정치'의 첫 공식 행보여서 관심을 끌었다. 책 출간이 활자매체를 통한 소통이라면, 이날 출연은 육성으로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자리였다.

안 원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대신 "저를 지지하시는 분의 생각이 무엇인지, 제 생각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제가 그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제 생각의 방향을 밝히는 게 순서"라고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3일 밤 방송된 SBS 토크 프로그램 <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에 출연해 대담하던 중 환하게 웃고 있다. | SBS 제공

▲ "국민 불안 해소 위해선 정의와 복지가 필요"방송 출연 이유 묻자 "나도 사실 '힐링' 필요"'간만 본다'는 질문엔 "우유부단 안해" 반박

다만 안 원장은 "우리나라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져버렸다"고 말했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고도 했다. 대선 출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재확인한 셈이다.

안 원장은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저도 지치고 힐링(치유)이 필요해서 나왔다. 그러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성공 확률은 전혀 생각을 안 한다. 결과는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대선 도전 여부를 고민하는 자신을 향한 다짐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죽고 나서도 제가 했던 이야기 때문에 사람들 생각이 좋은 쪽으로 바뀌거나 회사 같은 조직을 남겨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를 했으면 한다"며 "이름을 남기는 데는 관심이 없고 흔적을 남기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도 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불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 '복지' 등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가 우리 사회의 과제로 소통과 합의를 통한 '정의로운 복지국가' '공정한 복지국가'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안 원장은 '진보냐 보수냐'라는 물음에 "굳이 얘기하면 상식파"라고 했다. 그는 "상식과 비상식을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비상식적인 것을 하지 않게 민의를 모아 방지하고 비상식적 일을 하면 법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또 "우유부단하다, 결단성 없다, 간만 본다"는 지적엔 단호한 표정으로 "사업가는 우유부단하면 성공할 수 없다. 제 삶과는 거리가 있는 표현 같다"고 반박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하고 있는 '자질론'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정치 과외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들어본 적 없다"고 넘겼다. 최근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선 "나는 숨은 의도를 갖고 말한 적 없고 의도가 있으면 그 의도도 말한다. 정치하는 분들이 자기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에둘러 말하다 보니 언론에서 숨은 의도를 찾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원장은 방송에서 특히 재치 있는 유머를 섞어가면서 '타고난 천재' '성공한 CEO' 등 세간에 알려진 선입견을 깨고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학창 시절 성적이 별로였다면서 " '수'가 하나 눈에 띄어 반가워서 봤더니 제 이름이 있더라. 철수"라고 웃었다. 그는 부인과의 연애담과 신혼여행 사진, 군 시절 보냈던 연애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집에서는 부인을 위해 커피와 토스트를 만들어주고 인터넷쇼핑으로 깜짝 선물을 하는 등 '자상한 남편'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원장은 대학 시절 무의촌 봉사활동 경험을 얘기하면서 "사람도 힘들어지고 가족도 깨질 수 있다는 걸 실제로 접하게 됐다"며 "현실이 소설보다 더 참혹하구나 하는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안 원장은 하늘색 재킷과 분홍색이 섞인 체크무늬 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당초 평소대로 '노타이 양복' 차림으로 녹화 장소에 도착했으나 좀 더 화사한 이미지가 낫겠다면서 방송국이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고 한다.

<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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