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비친 '신문화의 탄생'] (56) 첫 '에야 껄(여성 승무원)' 모집, 경쟁률 70대 1

김명환 사료연구실장 2012. 7. 1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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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1월 26일 조선일보 사회면에 '세계 최초'의 시도 하나가 크게 보도됐다. 동경항공수송회사가 '에야 껄', 즉 스튜어디스를 비행기에 탑승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항공사는 "객실에는 어엿분 에야 껄(공중의 여급사·女給仕)을 태우고 칵텔과 뜨거운 커피차를 권하게 할 첨단적 계획"을 발표했다. 스튜어디스의 역사는 1930년 5월 미국 의 보잉 에어 트랜스포트가 간호사 8명을 샌프란시스코 ~ 시카고 간 노선에 탑승시킨 게 최초인데(두산백과사전), 그 이듬해에 선보인 동경항공 '에야 껄'을 세계 최초라고 부른 건 이유가 있었다. "구미 각국에서는 이미 비행기 안에서 과자와 차를 권하기까지는 하지만, 미인으로 하여금 급사를 하게 하는 일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1931년 1월 26일자)이었기 때문이다.

비행기란 극소수 상류층의 전유물이었지만 1929년 이 땅에서 항공 운송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여객은 계속 늘어 '현대 문명의 꼿이라고 한동안 자랑하든 비행기도 최근에 와서는 너무나 흔해… 평범한 일(一) 교통기관이 되어 간다'고 표현할 정도가 됐다(1933년 8월 9일자). 1936년 10월엔 한 달간 비행기로 이·착륙한 사람이 395인이나 되자 신문은 '스피드 애호 시대'라고 썼다(1936년 11월 26일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37년 7월에는 이 땅 최초의 스튜어디스 공개 모집이 실시됐다. 이때도 여성의 외모를 거론했다. 시내 '장곡천정(長谷川町·중구 소공동)에 있는 일본 항공수송회사 경성영업소는 "려인(麗人·미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하야 '에야 껄'을 모집"했고 "시내에서 여엿분 처녀들만 약 칠십여 명이 응모"했다. 이 시험을 통해 선발된 한 사람의 에어걸에 관해 기사는 "이 아릿따운 처녀야말로 조선 항공계의 최초에 피는 한 떨기의 꼿치 아닐수 업다"고 표현했다(1937년 7월 13일자).

세계의 여성 직업 중 '첨단적'인 '에야 껄'들을 소개한 당시 기사에 따르면 미국 스튜어디스들의 자격 중엔 '간호부의 면허장'이 필수였다. 체중은 100파운드(45.4㎏)에서 120파운드(54.5㎏) 사이여야 했고, 키는 5피트(약 152㎝) 이상 5피트4인치(162㎝) 이내여야 했다(1940년 7월 13일자). '어엿분 여급사'를 내세웠던 일본 항공사와 달리 미국의 여승무원은 체격 작고 야무진 간호사들이었다. 멀미 등 여객의 건강상 문제를 돌봐 줘야 했기 때문이다. 서구의 실무형 스튜어디스와 구별되는 일본식의 '미모 중시' 스튜어디스의 차이는 80여년 전 여승무원 역사의 첫 페이지부터 드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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