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인터뷰]한일합작영화 '백자의 사람' 배수빈

2012. 7. 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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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수빈(36)은 지난해 일본의 다카하시 반메이 감독에게 영화 < 백자의 사람 > 출연 제의를 받았다. 처음엔 제목이 좀 '촌스럽다'는 생각도 했는데 읽다보니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주인공 '아사카와 타쿠미'는 일제강점기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조선 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한 실존인물이다. 녹지화에 힘쓰고, 조선 백자를 보존하기 위해 애쓴 그는 죽은 후 한국 땅에 묻히길 원했고 조선 사람들이 그의 관을 서로 매겠다고 나설 정도였다. 시나리오를 다 읽은 후 배수빈은 "이런 인물이 실제 있었을까" 궁금했다고 했다.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집 근처인 망우리에 갑니다. 등산 코스에 독립운동가인 한용운 선생님 묘소가 있어 가끔 참배를 드리곤 하는데, 글쎄 '아사카와 타쿠미'의 묘소가 그 옆에 있는 겁니다. 일본 사람의 묘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묘소 관리를 한국인들이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실제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영화 '백자의 사람:조선의 흙이 되다'에서 조선인 이청림 역을 맡은 배우 배수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 백자의 사람 > 은 일본에서 200만부 이상 팔린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한일합작 영화다. '타쿠미' 역은 < 착신아리2 > 에 출연했던 배우 요시자와 히사시가 맡고, 배수진은 /타쿠미'와 우정을 나누는 한국인 동료 청림을 연기했다. 청림은 타쿠미의 진심을 알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그를 돕지만, 일본인에 대한 반항심과 억울함 사이에서 고민한다. 영화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우정을 쌓고 오해-반목을 거쳐 진정한 마음을 느끼는 과정을 시대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저나 히사시나 둘 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면서 연기를 했습니다. 히사시는 처음에는 한국어 대사 받침 때문에 어려워하다가 점점 적응해갔고, 저는 히사시에게 일본어 대사 발음이나 감정을 많이 배웠죠. 현장에 통역가가 있었지만 단둘이 있을 때는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소통했죠."

히사시의 실제 나이는 배수빈보다 두 살 어린데, "형이라고 부르면 내가 나이 많아 보일까봐 수빈 상(일본어 호칭)이나 도모다치(친구)라고 부르라고 했다"면서 웃었다.

배수빈 주연의 < 백자의 사람 > 스틸국내에서는 합천, 부안, 군산 등지에서 촬영을 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두 사람이 낚시를 즐겼다. 워낙 사극으로 단련돼 있어서 지방 촬영은 힘들지 않았는데,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가장 고민거리였다.

"조선시대라 머리가 더벅머리처럼 좀 길어야 했는데, 그 더위에 가발을 쓰고 있으려니 어찌나 가렵던지(웃음). 더위에는 장사가 없더라고요."

배수빈은 꼭 10년 전 CCTV 드라마 < 기억의 증명 > 으로 중국에서 먼저 데뷔했다. 당시에는 소속사도 없었고, 그야말로 혈혈단신 건너가 독학으로 배운 중국어로 연기했다.

"처음에는 중국어를 하나도 몰라서 식당에서도 음식을 시켜먹을 수 없었어요. 옆 테이블 사람들이 먹는 음식보고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주문해서 먹었죠. 그렇게 서바이벌로 외국어를 배운 덕에 오히려 빨리 익혔어요. 다행히 언어감각이 좀 있는 편인데 다국적 작업에서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친화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드라마 < 주몽 > < 찬란한 유산 > < 천사의 유혹 > < 동이 > 등을 거쳐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수빈은 10년 만에 일본 영화 < 백자의 사람 > 의 주인공을 맡으며 활동 범위를 또한번 넓혔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았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움직인,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이번 영화에 도전했어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스스로의 명분도 있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의미가 있고 제 삶을 투영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어느 나라 작품이든 출연할 준비가 돼있어요. 10년이 지난 후엔 할리우드나, 유럽 등 더 넓은 곳에서 연기하고 있을 지도 모르죠(웃음)."

< 글 박은경·사진 김문석 기자 >모바일 경향 [경향 뉴스진(News Zine) 출시!]|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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