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족 역사, 한국사에 넣어야"

황윤정 2012. 7. 1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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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학 교수 주장

이도학 교수 주장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과 '장백산 문화론'을 내세워 고구려·발해사가 여진족(만주족)의 금·청나라로 연결된다는 논리를 펴는 가운데 여진족의 역사를 한국사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는 오는 20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고대사의 시공간적·문헌적 범위'를 주제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 연구논문 '한국사의 확대과정과 여진사(女眞史)의 귀속 문제'를 발표한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서 청나라 이전의 여진족의 역사는 중국사로 볼 수 없다면서 한국사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만주 지역에서 생성과 성장·소멸을 거듭했던 종족의 역사 가운데 부여와 고구려, 발해는 한국사에 편입됐는데 동일하게 만주 지역에서 활동했던 여진족의 역사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여진족의 역사는 숙신(肅愼)→읍루(邑婁)→물길(勿吉)→말갈(靺鞨)→여진→만주족으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여진족이 세운) 후금(後金)이 산해관 이남으로 진격해 중원 대륙을 제패하고 청(淸)이 되었을 때는 중국사인 것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그 이전의 여진사는 "중국사일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사료와 문헌을 제시하면서 12세기 이후 정치적으로 만주 지역의 지배 종족이 된 여진족의 국가 기원이 한국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사'는 물론 '이역지'(異域志)와 '신록기'(神麓記) 등 중국 문헌들도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시조를 '신라인' 또는 '고려인'이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청나라 건륭제 때 편찬된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 역시 금나라 시조의 출원지를 신라로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역사학자 손진태가 민족주의 사학자 박은식의 역사 인식을 이어받아 금나라 역사를 한국사에 편제시켰지만 이러한 역사 인식이 계승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여진의 존재는 민족주의 사학자인 박은식에 의해 우리 역사로 인식됐으며 해방 후 출간된 손진태의 저작물에선 숙신 이래 여진의 금사(金史)까지 한국사에 편재했다"면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후금의 역사까지도 한국사 체계에 편제하는 작업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간도 문제와 엮어져 있는 이 사안과 관련해 후금의 역사를 한국사에 편제하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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