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아래 조선이 숨쉬고 있었네

김용운 2012. 7. 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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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29일까지
청진지구 발굴 유물 전시

청진 시전행랑 19번지 항공사진(사진=서울역사박물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조선시대 왕이 거처하던 경복궁에서 불과 1km 반경 안에 들어있던 청진동은 한양의 중심도로인 종로와 그 옆의 피맛골을 품에 안고 있었다. 덕분에 청진동은 언제나 사람들이 붐비는 떠들썩한 동네였다. 조선왕조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뒤 새로운 수도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전과 주택지가 자리잡은 도심 중의 도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6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진동은 최근 도심 재개발 사업과 맞물려 고층건물에 그 자취를 내주고 말았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서울 종로구 청진지구의 발굴 성과를 한자리에 모은 `아스팔트 아래 운종가-청진발굴의 아홉수수께기` 특별전을 29일까지 연다.

앞서 청진동 일대에선 대규모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아스팔트를 거둬내고 유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근대화 이전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됐다. 우선 재개발 이전 선술집과 해장국집이 많았던 청진동답게 400년 된 누룩도 발견됐다. 술꾼들을 불러모으던 `역사`가 유구했던 셈이다. 이 외에 조선시대 관군의 주포였던 `승자총통`도 있었고 무덤에 넣는 `동자상`도 나왔다.

전시는 `화장실이 없는 동네 청진동`을 비롯해 `청진동 주택가에서 나온 총통` 등 9개 주제로 마련됐다. 발굴과정에서 나온 유물들이 제기한 역사 속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청진동은 서울 도심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남아 옛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던 곳이었다"며 "아스팔트 아래 묻혀 있던 조선의 서울을 통해 개발과 보존의 문제를 다시 한번 되짚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02-724-0274.

김용운 (luck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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