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공룡이 함께..'공존설 믿을만한가
모사사우르스 등 고대 유물 속 그림을 근거로 내세워
공룡 멸종 시기와 원시 인류 등장은 6000만년 차이 '괴리'
일반 과학자들 "과학은 종교와 달리 객관적으로 증명돼야"


최근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고교 과학 교과서에 실린 시조새 등 진화론 관련 내용을 삭제, 수정해 줄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요구하면서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교진추는 한국창조과학회 교과서위원회와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가 통합, 2009년 출범한 단체다.
인간과 공룡이 한데 어울려 살았다는 '인간-공룡 공존설' 도 그 중 하나. 창조과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해온 이 주장이 맞다면 공룡이 멸종한 뒤 인류가 등장했다는 진화론은 틀린 것이다. 이들은 고대 문명의 벽화나 장식에서 공룡 문양을 쉽게 볼 수 있고, 공룡 발자국과 인간 발자국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들어 인간과 공룡이 공존했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경남 남해군 가인리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다. 한국창조과학회가 직접 탐방하기도 한 이 곳에는 육식, 초식 공룡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으로 보이는 화석이 한데 모여 있다.
그러나 최근 김정률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가 생흔화석 분야 국제학술지<ichno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 발자국처럼 보였던 가인리 화석 산지 발자국의 주인은 익룡으로 밝혀졌다. 이 화석은 발가락이 4개이고, 뒤꿈치가 뾰족해 전형적인 익룡 발자국의 특징을 갖고 있다. 발가락 5개와 둥근 뒤꿈치를 가진 사람과는 형태부터가 다르다. 김 교수는 "사람과 공룡이 공존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창조과학자들은 고대 문명의 벽화나 토기 장식에 등장하는 공룡 모습 역시 인간-공룡 공존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기원전 530년경 지금의 터키 지역에서 만든 항아리엔 모사사우루스와 흡사한 동물이 그려져 있는데, 인간과 공룡이 같이 살았기 때문에 이러한 무늬를 새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모사사우루스는 약 1만년 전에 살았던 수중 공룡이다.
그러나 국내 사립대 한 교수는 "그런 논리라면 용, 봉황, 해태도 실존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도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에 대서 특필 되고,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을 것"이라며 "1900년 초반부터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100년 가까이 흐르도록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공룡 공존설을 반박하는 가장 확실한 근거는 시간이다. 공룡은 약 2억 3,000만년 전 도마뱀처럼 생긴 파충류 아르코사우리아(Archosauria)에서 진화했다.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등 멸종 이유에 대해선 말이 많지만 공룡은 이후 1억 6,500만년간 지구를 지배하다 약 6,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사라졌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 원시 인류는 공룡이 멸종한 지 6,000만년이 흐른 뒤에야 등장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最古) 인류는 440만년 전에 살았던 아르디. '아디피테쿠스 라미두스'란 학명이 붙은 이 화석의 키는 120㎝, 몸무게는 54㎏이다. 아르디가 발견되기 전, 가장 오래된 인류로 알았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보다 120만년 정도 앞선다.
이 관장은 "믿음의 영역에 있는 종교와 달리 과학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창조과학이란 말 자체가 종교와 과학을 같은 영역에서 보려는, 과학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나온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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