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모래언덕 끝 푸른 바다.. 色다른 열도여행

김영주기자 2012. 6. 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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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숨은 매력 돗토리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 일본 돗토리(鳥取)현 돗토리시에서 16㎞ 규모의 장대한 모래언덕과 깎아지른 듯한 15㎞ 리아스식 해안이 한데 어우러진 절경을 만난다.

지난 2010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아테나'의 촬영지로 한국인들에게 다소 이름을 알렸지만 돗토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연 2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고 싶다면 이번 여름, 산인(山陰) 지방의 돗토리를 찾는 건 어떨까.

동해와 면해 있는 일본 서부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돗토리에는 일본의 이미지와 다소 동떨어진 자연경관이 있다. 사구(砂丘)가 바로 그것이다. 동서로 16㎞, 남북으로 2㎞ 뻗은 일본의 사구에서 순례자가 되어 본다. 태양은 모래를 뜨겁게 달구고 그 모래 위를 맨발로 걷고 또 걷는다. 이국적인 느낌은 여행자에게 일상에서 멀어지는 듯한 기쁨을 안긴다. 사구의 끝엔 거짓말처럼 푸른 동해의 파도가 물결친다. 모래언덕 위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고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모래 썰매·모래 보드를 탈 수도 있다. 낙타를 타고 사구를 여행하노라면 일본에서 중동의 아라비아 사막을 여행하는 듯한 이색적인 재미가 있다.

돗토리 사구에서 자동차로 10분을 달리면 거센 파도가 깎아놓은 15㎞ 길이의 리아스식 해안, 우라도메(浦富) 해안이 있다. 우라도메 해안은 일본의 아름다운 경관 100선 중 하나로 동해의 거센 파도와 비바람이 만들어낸 낭떠러지, 석굴, 기암 등이 다이내믹한 장면을 연출한다. 오타니 부두에서 유람선을 타면 우라도메 해안의 절경을 40분 코스로 감상할 수 있다. 저 멀리 돗토리 모래언덕이 보이고 주상절리·해식애·파식암·해식터널 등 11가지 아름다운 돌섬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유람선을 내리치는 우라도메 해안의 하얀 파도는 바다의 역동성을 느끼게 하고, 수심 25m까지 내려다보이는 동해의 투명함은 청량감을 안긴다.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이 돗토리의 자연을 대표한다면 '요괴거리'는 엉뚱한 상상력과 만화의 신비로움이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돗토리현 가장 서쪽에 위치한 사카이미나토(境港)시엔 수백 종류 요괴들이 사는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 로드', 일명 요괴거리가 있다. 일본인들은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을 때 요괴의 소행이라고 믿는다. 요괴가 게으름뱅이나 버릇 없는 이들을 벌주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요괴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고 믿는 등 생활 깊숙이 요괴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요괴 만화 작가 미즈키 시게루(90)는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귀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화를 그렸다. 사카이미나토 시는 시게루의 고향으로 그를 기념한 요괴거리엔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139종류 요괴들의 청동상이 늘어서 있다. 얼핏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요괴 테마를 정겹고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거대한 눈알 요괴, 입이 삐죽 나온 대머리 요괴, 2등신의 뻐드렁니 안경잡이 요괴 등 기상천외한 요괴들의 청동형상은 무섭다기보다는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거리 가운데 놓인 시게루의 동상에 쓰여진 비문은 일상을 떠나온 관광객들을 배시시 웃게 만든다. "열심히 일하지 말라." 요괴 만화가의 재기발랄함이 마음에 전해온다.

돗토리 시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메이지(明治)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물, 진푸가쿠(仁風閣)성이다. 대지면적 7200㎡, 연면적 1046㎡ 규모의 진푸가쿠는 1907년 메이지 황태자가 돗토리 지방 행차 시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됐다. 바라다보이는 하얀성과 성으로 향하는 길에 펼쳐진 푸른 잔디, 아기자기하게 조경된 성 뒤편의 정원…. 1906년 9월부터 8개월에 걸쳐 진행된 진푸가쿠성 건설 공사에 당시 돗토리시 1년 예산 5만 엔 중 무려 4만4000엔이 쓰였다. 진푸가쿠성에 돗토리 지역 최초로 전기가 들어왔다고 한다. 에디슨이 발명한 초기 모양 전구를 이용해 만든 샹들리에는 그래서 놀랍다.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공학박사들이 설계한 진푸가쿠는 메이지 문명의 도래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돗토리현은 우리나라 충청도 농촌의 느낌을 풍긴다. 차를 타고 달리면 잘 정돈된 논과 밭, 아담하게 지어진 일본식 전통 주택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돗토리의 바다는 우리나라 동해와 닮았고, 한적한 시골의 기차역은 강릉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익숙한 풍경 속에서 느끼는 사구의 이국적 분위기, 요괴거리의 신비, 진푸가쿠의 근대적 아름다움은 도쿄(東京)나 훗카이도(北海道) 등 다른 유명 여행지들과는 다른 매력을 선사해 줄 것이다.

돗토리 =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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