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인데 난민들 설 곳 없어요"

2012. 6. 20. 02: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일 세계 난민의 날

[서울신문]"한국에서 난민으로 받아줬을 때는 살길이 열리는 것 같았어요. 또 다른 차별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우간다 출신 A(49·여)씨는 2008년 한국에 왔다. A씨는 우간다에서 부족 간 토지 다툼에 휘말리면서 정보기관으로부터 지속적인 탄압을 받았다. 한국에 도착해 1년 반 만에 난민으로 인정됐을 때 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차별은 가혹했다. A씨는 고향에서 교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어렵게 영어학원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검은 피부의 영어교사를 용납할 수 없었던 학부모들의 항의로 결국 A씨는 해고됐다. 현재 그는 섬유공장에서 하루 12시간을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난민인권센터는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난민법 제정 이후 난민의 정착 과제로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난민법이 만들어지면서 국내 난민의 수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는 전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는 등 국격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이행할 제도적 장치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이후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4516명에 이른다. 이 중 290명이 난민으로 인정 받았고, 142명은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획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1년 정부가 처음 난민을 허가한 이후 2008년에는 36명, 2009년 74명, 2010년 47명, 지난해에는 42명이 난민 지위를 얻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30명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신청자의 경우 2001년 37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11명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파키스탄이 883명으로 가장 많았고, 스리랑카 548명, 네팔이 419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택하는 난민 수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난민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언어 등의 문제로 일자리를 못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김성인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는 등 국제적인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난민수용 등 국제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의 책임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 살인마 오원춘, 이렇게는 못죽는다며 감방서…☞ 경찰 계급장 6개월만에 부활…이유 알고보니☞ [속보] 프로야구 선수들 "올스타전 못하겠다"☞ 아이폰 제조업체 회장 "한국놈들은…" 발언 파문☞ 北 해병, 방탄조끼 안바란다며 원했던 장비가…☞ 최장집 "안철수 태도 굉장히 무책임, 비정상적"

2012년은 60년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 나의 신년 운세는?

관심종목에 대한 증권 전문가의 상세한 진단과 분석 서비스

최신 속보와 뉴스 검색을 서울신문 모바일 웹에서 m.seoul.co.kr

'맛있는 정보! 신선한 뉴스!' 서울신문( www.seoul.co.kr) [ 신문 구독신청]

- 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