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국내 게임시장 사실상 '독과점' 구축
지난 8일 게임업체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디아블로3' 등 외국 게임의 '공습'에 맞서 국내 업체가 연합군을 형성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국내 게임업계가 사실상 넥슨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는 우려도 나온다.
넥슨 일본법인은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여주를 8045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넥슨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는 608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손을 잡음으로써 매출이 2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미국의 블리자드는 지난해 5조3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로는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디아블로3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블리자드를 견제할 수 있는 규모는 이룬 것이다. 매출로만 따지면 일렉트로닉아츠, 중국의 텐센트 등에 이어 세계 5위권 게임업체로 뛰어올랐다.
그동안 두 업체는 사업 스타일을 달리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넥슨의 경우 직접 개발보다는 위젯, 네오플 등 개발업체를 인수하거나 특정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며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10일 "넥슨 입장에서 보면 메이플스토리에서 블레이드앤소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돼 점유율과 이용자 확대 측면에서 크게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세계시장 진출에 넥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블레이드앤소울 등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해외 인프라를 이용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넥슨은 현재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미국, 유럽, 일본에 3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6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넥슨이 국내 최고 게임 개발업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국내 게임시장이 사실상 넥슨 손에 좌지우지되고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면서 제품을 만들어야 다양성도 확보되고 시장도 건전해진다"면서 "규모가 작은 게임업체들이 대형 업체에 매각되고 개발자들이 한 회사로 쏠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게임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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