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자녀교육은 좀 특별할까?
[머니투데이 진양곤하이쎌·에이치엘비 회장][[CEO단상]자녀 교육에 있어 가고자 하는 항구와 항해 원칙]

가고자 하는 항구를 모르는 배에겐 어떤 바람도 이롭지 않다고 했다. 하여 자녀 교육에 있어 나름의 '가고자 하는 항구'와 '항해 원칙'을 고민했다.
우선 가고자 하는 항구는 '내 아이들이 매 순간 행복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정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시간들을 희생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포함한 모든 순간순간이 존재의 절정이길 바라는 것이다. 만약 내일이 내 아이의 마지막이라 할 때 "아빠 딸 이어서 늘 즐겁고 행복했어요" 라고 미소지었으면 한다.
물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고 견디는 것"이라는 반론이 두렵긴 하다. 하지만 열정적인 아이들의 한 때는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고3인 내 큰 딸아이가 아이돌 콘서트에 열광하고 즐거워하는 것에 나 또한 만족한다. 진정한 인생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것을 경험했고, 행복을 더 즐길 줄 아느냐에 있는 게 아닐까.
자녀교육에 관한 나의 세가지 항해원칙은 이렇다. 이는 어쩌면, 나의 두 딸에게 항상 하고 싶은 얘기 일수도 있겠다. 첫째, 나는 내 아이의 인생과 삶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거나 설계하고 싶지 않다. '계획이 깃든 곳에 판타지는 시들해진다'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무엇이 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런 삶을 목표로 속도전을 펴는 아이가 목적지에 빨리 갈 순 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인생에 한 번밖에 없을 2012년 초여름의 아카시아 향을 절대 알 리 없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보다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가 화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난 내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본인이 가치를 느끼는 일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 일을 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때문에 나는 우리아이가 더 많은 공식을 암기하고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이 여행하길 바라며, 계획되지 않은 그 삶의 여정 속에서 인생의 판타지를 찾아냈으면 한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가르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모임에서든 리더가 된다면 경제적 자유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난 우리 아이가 어떤 모임에서든 기꺼이 리더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일상 속에서 내가 아이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컨대, 나는 우리 딸들이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갈 때 "뭐 먹을까?" "아무거나" 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친구들의 의견을 모아 식당을 결정하거나, 뚜렷한 의견들이 없을 경우 적어도 자신이 결정하고 친구들을 설득하는 역량이 몸에 배길 바란다. 리더는 작은 일상 속에서 훈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리더쉽은 현실적인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 믿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올바르게 세상과 맞서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 행여, 부모가 불시에 일찍 떠나는 일을 겪는다 해도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용기와 담대함, 경험과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게 진정한 교육이라고 믿는다. 나는 우리아이가 고등학교를 마치면, 몇 개월이라도 시장에서 물건을 팔도록 할 생각이다. '무언가를 팔아 보는 것, 그리고 파는 방법을 아는 것'이야 말로 세상과 현실을 관통하는 핵심임을 가르쳐 주고 싶다.
체코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바츨라프 하벨은 "희망이란 무엇인가가 잘 될 것이라는 신념이 아니라, 일이 어떻게 되든 의미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라고 말했다. 자녀교육의 현실을 외면하고 도박을 한다는 지인의 비판에도, 내가 희망을 갖는 이유는 나의 이러한 항해원칙이 적어도 나와 내 아이의 삶에 분명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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