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통할 대표작가 15명 번역지원해 문학한류 타진"
'문학 한류'를 향한 시동이 걸렸다.
신임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미국 출판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스타 작가들을 15명 정도 선정해서 이들의 대표작을 부분 번역한 뒤 해외 주요 출판사에 보내 출판 가능성을 타진하고 출간을 적극 추진해 < 엄마를 부탁해 > 의 후속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K팝이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급속히 높아진 지금은 한국문학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 가장 적절한 시기"라며 "한국 작가들도 절대적 진리에 대한 회의,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 탐색, 타자의 포용과 주변부의 조명, 관습적 경계의 해체 같은 세계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요즘 세계의 젊은이들은 동서문화가 뒤섞인 '하이브리드 문화'를 선호하며 지난해 종이책 판매량을 추월한 전자책을 통해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는다"면서 "장르문학이나 대중문학이라도 한국을 대표할 만한 수준이라면 번역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K팝의 유통 경로를 참조해 한국 작가들에 대한 정보 역시 위키피디아, 유튜브, 팟캐스트, 애플리케이션, SNS 등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공지영, 이정영, 황선미
번역원은 15명의 스타 작가 선정을 위해 1차 선정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장르문학으로는 드물게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20만부가 판매된 정유정의 < 7년의 밤 > 을 비롯해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 성석제의 < 위풍당당 > , 김영하의 < 너의 목소리가 들려 > , 최제훈의 < 일곱 개의 고양이 눈 > , 이응준의 < 국가의 사생활 > 등 18편을 샘플 번역해 미국 출판사에 보내기로 했다. 번역원은 앞으로 수차례 작업을 거쳐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작가를 선정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경숙 소설가에 이어 공지영, 황선미, 이정명 등의 작가가 영어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국문학 수출 전문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대표 이구용)에 따르면 공지영의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은 지난해 10월 영국의 쇼트북스 출판사에 팔려 내년 봄쯤 영문판으로 나온다. 남자 사형수와 자살을 시도하던 여자 대학교수의 교감을 그린 이 작품은 현지 편집자로부터 "이 시대의 카뮈를 읽는 기분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달에는 황선미의 장편동화 < 마당을 나온 암탉 > 이 미국시장 문을 두드린 지 3년 만에 유명 출판사인 펭귄클래식에 팔렸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초등 고학년 대상이지만 펭귄 측은 성인 대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우화 형식이면서도 주제와 철학이 넓고 깊어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 뿌리 깊은 나무 > < 바람의 화원 > 등을 펴낸 작가 이정명의 신작이 국내 미출간 상태로 영국의 명문 출판그룹인 팬 맥밀란에 선인세 10만달러에 팔리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출간 이전에 해외에 팔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별을 스치는 바람 > 이란 제목으로 7월 초 국내에서 출간될 예정인 이 소설은 '윤동주의 시를 불태운 검열관의 이야기'를 추리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영문판은 < theInvestigation > (수사)이라는 제목으로 2014년 봄에 나온다.
<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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