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원 수표'든 전두환 그림 붙이려다..
[한겨레] 지난해 나치 복장 한 MB 풍자 그림 그린 예술가 이하씨,
5·18 맞이해 전 전 대통령 풍자 그림 붙이다 검거
경찰, 불법광고물 부착 혐의로 즉결심판으로 넘겨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박근혜 풍자 그림도 붙일 것"
한 예술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 일대에 풍자 그림을 붙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화가 이하(44)씨는 17일 새벽 1시부터 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밝힌 29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들고 있는 그림(가로 70cm, 세로 100cm) 500장을 출력해 2시간30분 동안 연희우체국에서 전 전 대통령 자택 방향으로 70여장을 붙이다 연희파출소 소속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경범죄에 해당하는 불법광고물 부착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즉결심판에 넘겼다. 그는 지난해 12월 나치 복장을 한 이명박 대통령 풍자 그림을 서울 종로구 일대 버스 정류장 등에 붙여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두환씨는 우리나라 역사의식에 굉장한 악영향을 준 사람"이라며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면 되겠냐고 나무랐지만 그렇다면 그분 때문에 상처입은 수백명의 명예는 누가 지켜주냐"고 말했다. 또 "벽에 그림을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즉결심판에 넘기는 상황이 당황스럽다"며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계속 정치인들의 풍자 그림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다음달 중 박근혜 풍자 그림을 부산 일대에 붙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광주문화재단 초청으로 지난 10일부터 광주광역시에서 5·18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이날 서울 연희동 일대에 붙인 전 전 대통령 풍자 그림, 이명박 대통령 풍자 그림, 각국 독재자의 그림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김형태 제수 "힘 없는 자 한계 느꼈다. 절실하게"■ 과수원집 아들이 '사찰 열쇠' 쥔 공무원 되기까지…■ 청소년들, 5·18 상황이라면…절반이상 "참여하겠다"■ 38년 넘게 매맞은 우리엄마인데 지금은 감옥에 있다■ 치타와 매의 눈이 큰 이유는?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