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조문 예절, 바로 알고 가세요
[스포츠월드]
얼마 전 지인의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을 찾은 한모씨(30세). 그는 유독 장례식장만 들어서면 긴장을 한다. 장례식장을 찾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그곳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말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별다른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의금만 내고 휑하니 돌아갈 수도 없는 일. 어설프게나마 상주와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돌아서지만 '혹시나 실수를 하지 않았나'하는 찜찜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집 안에서 고인을 모시고 장례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상이 발생하면 집 안의 어르신들은 물론 친척, 이웃들까지 한 집에 모여 고인을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 장례문화는 현대에 이르러 급격한 산업화와 핵가족화,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등으로 피할 수 없는 변화를 맞게 됐다. 장례 일정이 3일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장례를 지내는 방식도 바쁜 현대인에 맞도록 간소하게 변화했다.
장례 문화는 간편하게 변화했지만 그 가운데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간소화되었다고 하더라도, 복잡한 장례절차는 슬픔에 빠진 유족을 슬퍼할 겨를 없이 만들었고, 장례 예절 역시 희미해져 버렸던 것. 조문 복장은 검은색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조의를 표하는지, 헌화는 어떻게 하는지, 장례식장을 나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부분들에 당황이 될 때가 많다.
이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장례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선진국형 장례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종합상조(회장 박헌준)의 현대장례문화연구원에 자문을 구해 올바른 장례식장 예절을 알아보았다.
▲올바른 조문복장
조문을 할 때 남자는 검정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검정넥타이를 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검정색 양복이 준비되지 않았을 경우 어두운 톤의 옷을 입어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 여성 역시 검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절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마 보다는 바지정장이 적합하다. 하지만, 화려한 디자인의 핸드백이나 진한 색조 화장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급작스럽게 장례식장을 찾아 단정한 옷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장례식장에서 대여해 주는 정장을 입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장례식장 인사 예절
장례식장은 상주는 물론 조문객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장소다. 때문에 서로 대면을 했을 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 난감한 경우가 있다. 때로는 조문을 온 동료끼리 우연히 마주쳤을 때 '안녕하세요.'와 같은 일반적인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장례식장에서는 실례가 되는 경우다. 장례식장 복도 등에서 동료, 지인 등을 만났을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상주와 대면을 할 때는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라 위로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와 같이 예의 바른 표현이 좋다.
▲헌화 꽃의 올바른 방향
일반적으로 조문객이 빈소에 들어서면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헌화를 하는 것이다. 이때 꽃의 봉우리를 영정 쪽으로 할지, 아니면 그 반대로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꽃이라는 기본 개념을 염두에 두고 헌화를 하면 된다. 꽃은 받는 사람이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봉우리 방향으로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장례식장에서도 꽃의 봉우리가 고인의 영정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이러한 헌화 방식은 우리나라 전 대통령 등의 영결식에서도 사용된 방식이기도 하다.
▲상복을 입지 않은 상주
부고 소식을 접하고 첫째 날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다가 상주가 상복을 입고 있지 않은 경우를 목격하곤 한다. 이러한 경우는 상주가 조문예절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아직 고인을 입관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고인을 병풍 뒤에 모시는 관습이 있었다. 이는 의료상 사망 판단이 불확실했던 당시에 혹시라도 고인이 다시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즉 유족들은 고인이 임종을 맞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고인을 최종적으로 관에 모셔야만 상복을 입는 것이다.
▲술자리 예절
장례식장에서 배부르게 먹을 일은 없지만 자리를 지키며 반주를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무의식적으로 주변에 앉은 사람과 술잔을 부딪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예절이다. 잔을 부딪치는 것은 무엇인가를 축하하거나 기뻐할 때 행하는 의식이다. 때문에 장례식장에서는 잔을 부딪치거나 구호를 외치는 일 없이 고인과 상주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한편, 현대종합상조(회장 박한준)의 관계자는 "올바른 장례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2008년 현대장례문화연구원을 설립, '장례지도사 사관학교'로서 연 100여 명의 우수한 장례지도사를 배출하고 있다."라며 "현재, 국내 유명 대학교수 특강, 연수생들을 위한 현장 체험 기회 등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의 올바른 장례문화 정착에 필요한 요소들이 발전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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