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前경찰청장 "어느 은행, 누구 명의인지 다 까겠다"

입력 2012. 5. 4. 03:25 수정 2012. 5. 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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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者 명예훼손 고발당해..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 관련 9일 검찰 출석
"계좌존재 밝혀 혐의 벗을것..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함구"

[동아일보]

조현오 전 경찰청장(사진)은 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까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둘러싸고 커다란 정치적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청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백방준)에서 소환조사를 받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조 전 청장에게) 9일 소환을 이미 통보했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내가 되레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진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은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고 해도 공익성 등의 요건을 가려 면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자 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이면 대부분 형사처벌과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대해 "모두 까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전 청장은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19대 국회의원 당선자)이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듣고 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싶었지만 주위에서 말려 하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얘기를 누구에게서 어떻게 들었는지는 검찰에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인 2010년 3월 31일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같은 해 8월 노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검찰이 신문사항을 정리한 e메일 내용에 답변을 보내는 형식으로 서면 조사를 받았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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