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Fact vs. Facts (사실과 사실 관계)
독일 철학자 니체(Nietzsche)는 '사실성은 없는 것이며 해석만 분분할 뿐이다'(There are no facts, only interpretations.)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실관계는 많아도 진리는 하나'(Facts are many, but the truth is one.)라는 인도 시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말과 유사하다. 여기에서 복수형 facts는 단수형 fact와는 다른 개념이다.
법조계에서 흔히 쓰는 '사실 관계'(facts)라는 용어는 '실제 사건이나 본질'(fact)과는 거리가 있다. 언어 논리학에서는 facts를 '사실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정의한다. 즉 실제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견해들을 뜻한다. A라는 정계 인사가 뇌물을 받았는지의 여부는 준 사람과 받은 사람 그리고 하느님만이 아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fact다. 그러나 수사 단계에서 연루자들이 함구하거나 거짓 증언을 하고 언론이 추리해서 기사를 쓰면서 facts가 만들어진다. 즉 실제 사건의 주변 얘기들이 발전하여 facts가 된다. 때문에 기자들이 '팩트'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단수형이 맞는지, facts는 아닌 지 잘 생각해야 한다.
유명 어록이나 격언을 보면 facts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 '사실 관계보다는 차라리 태도가 더 중요하다'(Attitudes are more important than facts.)는 말이나, 영국의 정치 철학자 Edmund Burke가 '사실 관계는 순전히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고 이는 몸에 맞는 음식이 다른 이치와 같다'(Facts are to the mind what food is to the body.)고 말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미국 작가 Laurence J. Peter는 '사실 관계는 완고하고 통계는 유연하다'(Facts are stubborn things, but statistics are more pliable.)고 말했는데 이는 사실 관계는 개개인의 고집이나 오기의 표현이고 통계는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는 점을 꼬집는 말이다. 즉 facts는 입맛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관계는 과학자들의 허풍이고 그들은 이런 허풍 없이 날 수도 없다'(Facts are the air of scientists. Without them you can never fly.)는 말도 있다. 실제 벌어진 사건인 fact는 하나인데 이를 둘러싼 주장과 논쟁은 사회 각 분야에서 '사실 관계'라는 이름의 허풍이 되어 무성한 말들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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