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끌려가 30년 강제노역 시키고도..

입력 2012. 4. 9. 19:06 수정 2012. 4. 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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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서 "돈벌게 해주겠다" 꾀어 어선 등서 노예처럼 부려
수십년간 임금 착취·성매매까지.. 여관업주 등 11명 검거

[세계일보]지적장애인 수십명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꾐에 넘어가 전북과 전남지역 외딴섬 양식장 등에 팔려갔다. 상당수는 어선에 태워져 노예처럼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임금까지 착취당했다. 한 지적장애인 피해자는 30년 가까이 살인적인 노동의 대가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해양경찰청은 9일 일당 11명을 붙잡아 A(47)씨 등 6명을 약취와 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씨를 도와 범행에 가담한 B(45)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전북 군산 시내에서 여관을 운영하며 지적장애인과 노숙자 등에게 "먹여주고 재워주며 돈도 벌도록 도와주겠다"고 꾀어 군산과 목포 지역의 어선과 낙도에서 강제로 일하게 한 뒤 수십년간 임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해양경찰이 9일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청사에서 지적장애인들을 섬 양식장이나 어선 등에 팔아넘기고 임금을 착취한 일당 11명을 적발한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1992년부터 총책, 모집책, 관리책, 성매매 알선책 등으로 업무를 분담해 유인한 지적장애인 수십명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여관에 투숙시킨 뒤 어선과 섬 양식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시켜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누나인 C(53)씨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해주고 화대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 사회적응연령이 10세 미만인 D(47)씨는 19세 때부터 30년 가까이 강제노역을 하고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지난 4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린 E(46)씨 등은 임금은 물론 작업 중 부상을 당해 수협에서 받은 보상금마저 모두 빼앗겼다.

A씨는 지적장애인들 명의로 사망과 부상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자신의 아들이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A씨는 자신의 부모가 관리한 100여명 중 넘겨받은 70여명을 목포 등지의 선박과 섬 등에 팔아 넘기고, 지적 연령이 낮고 오갈 데가 없는 나머지 30여명을 지금까지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경찰수사에서 드러났다.

해경은 강제노역에 시달린 지적장애인에 대한 심리진단 결과 이들의 사회연령은 9.25세, 사회지수는 19.8세 정도로 일상생활 적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경은 군산이나 목포 등지에 이런 범죄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해 전국 선박과 낙도의 인권유린 실태를 일제 단속할 예정이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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