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덤핑' 에 허우적 삼성·LG 결국..

2012. 4. 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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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냉장고 가격 8% 인상LG…멕시코 공장 생산 축소

미국 가전업체 월풀 측 제소로 '덤핑 판정' 암초에 걸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투트랙 대응이라는 고육책을 택했다. 미국에 공급하는 냉장고 수출가격을 높여 반덤핑 관세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한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추가 불복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덤핑 판정 근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미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충격 흡수를 위한 방안 마련에 돌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 등이 높은 덤핑률을 맞은 멕시코 가전공장에 대해 냉장고 생산라인을 접거나 가동률을 낮추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하단 냉동고형) 가격을 평균 8%가량 인상해 지난 3월부터 적용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미국 통상당국은 수입품에 대해 덤핑 판매 여부를 대략 세 가지로 판단한다. 생산 현지 혹은 제3국으로 판매되는 제품 가격과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가를 비교해 자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낮으면 '덤핑'이 된다. 또한 제품 구성원가를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면 역시 덤핑으로 판정받을 소지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냉장고에 대한 덤핑률이 한국산 제품 5.16%, 멕시코산 15.95%라고 밝혔다. 또한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15.41%, 멕시코산 30.34%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가량 수출가격을 인상하면 반덤핑 관세 예치금을 추후 환급받을 여지가 생긴다"며 "미국시장 내 가격경쟁력은 그만큼 낮아지겠지만 프리미엄 전략으로 난관을 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북미 수출품 가격을 높여 덤핑 공세에 대응하기로 하고 가격 인상폭을 논의 중이다. 삼성에 비해 덤핑률이 높은 만큼 가격 인상폭은 삼성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연간 7억달러 이상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미국에 수출되는 냉장고 중 약 55%를 광주 공장에서, 나머지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미국에 판매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전체 냉장고 매출 가운데 50~60%를 차지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그 규모가 연간 5억~6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창원에 위치한 한국 공장에서 85%를 생산하고 나머지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LG전자는 30.34% 덤핑률이 적용된 멕시코 공장에 대해 폐쇄를 포함해 생산시설 이전 운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95% 덤핑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다수를 중남미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덤핑 판정이 이달 중 최종 확정되면 정부를 통해 WTO에 5월 중 제소할 방침이다. 하지만 월풀 측 덤핑 제소건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한국 정부가 WTO에 제소하더라도 판결이 나기까지 1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월풀은 이미 한국산 수입을 저지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수출 가격을 높이면서 한국 백색가전의 미국시장 공략은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삼성과 LG 세탁기에 대해서도 월풀 측 반덤핑 제소를 받아들여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한국 가전업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용어정리> 덤핑률 : 정상 가격에서 수출 가격을 뺀 차액을 과세 가격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더 많은 반덤핑 관세를 물게 된다.

[황인혁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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