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산책] 로마쇠망사 쓴 에드워드 기번, 그를 키운 건 '아버지의 집착'

2012. 3. 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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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문가의 위대한 유산"출셋길 막힌다" 스위스 유학…라틴문학 공부하며 지적성장父 반대로 연인과 헤어진 후 모든 열정 집필에 쏟아부어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인도 총리 자와할랄 네루,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등 세계의 리더들이 손에 꼽는 애독서가 있었다.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1737~1794)이 쓴 《로마제국쇠망사》다.

이 책은 2세기부터 15세기까지 1500년에 걸쳐 역사상 유례없는 제국을 건설한 로마의 흥망에 대한 분석서다. 긴 세월에 걸친 로마 제국의 역사를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과거로 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듣는 책. 그래서 리더들의 애독서였다.

페이지마다 주옥 같은 문체가 돋보이는 이 책은 구상하고 완성하는 데 무려 23년이 걸렸다. 27세 때 시작해 50세인 1787년에 완성한 것이다.

그런데 기번이 이 책을 쓰겠다는 영감을 얻은 배경에는 '아버지 요인'이 두 가지 측면에서 작용했다. 먼저 기번은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로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해야 했다.

기번은 영국 켄트 주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에드워드는 상재에 뛰어나 재산을 많이 모은 거상이었다. 아버지 에드워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사회생활과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으며 기번도 평생 먹고사는 데 걱정하지 않아도 됐던 행복한 아들이었다.

기번은 아버지를 따라 오래된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들을 즐겨 드나들었다. 그는 12세 때 지식이 가장 많이 성장했고 이때 자기에게 '꼭 맞는 음식' 즉 역사를 발견했다고 '자전'에 쓰고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15세 때 옥스퍼드의 모들린 칼리지에 들어간 그는 이내 신학 관련 서적에 빠져들었고 17세 때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이게 그의 인생을 급전환시켰다. '영국의 관리나 의원은 국교도에 한한다'는 영국의 법에 따라 공직과 정치가의 길이 멀어진 것이다. 격노한 아버지는 아들이 정치가로서의 출셋길이 영영 막힐까봐 스위스 로잔으로 보냈다. 엄격한 칼뱅파 신교 목사에게 맡겨진 기번은 여기서 21세까지 보낸다. 그는 칼뱅파 목사 파이뱌르 박사의 지도로 다시 프로테스탄트 교회로 돌아왔고 라틴 고전 문학과 프랑스문학에 정통하게 됐다. 이런 공부를 통해 기번은 왕성한 지적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명문장가가 되어갔다.

로잔에서 그의 일생에 유일한 로맨스인 수잔 퀴르쇼를 만났다. 기번은 신교파 목사의 외동딸이며 동갑내기인 퀴르쇼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녀와의 결혼을 극렬하게 반대했다. 기번은 결국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기로 한다. 그는 '자전'에 이렇게 유명한 문구를 남기고 있다. "나는 연인으로서 탄식했고 아들로서 복종했다."

퀴르쇼와의 연애사건 이후 그는 일생 동안 독신으로 살았고 다른 염문은 뿌리지 않았다. 그 뒤 그는 모든 정력을 로마사 등 역사 연구에 쏟아부었다.

연인과 헤어진 기번은 27세 때인 1764년 영국을 떠나 로마에 도착했다. 로마여행은 그를 역사가로 만든 전환점이 됐다. 1764년 10월15일 로마 카피톨리누스 언덕의 폐허에 선 그는 로마의 쇠퇴와 멸망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는 영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5년 넘게 집필에 진척을 보지 못하던 기번은 33세 때 아버지가 유언도 없이 세상을 떠나자 그때서야 본격 집필에 들어가 로마제국쇠망사에 평생 몰입하게 된다. 독서를 좋아했던 한 병약한 영국 소년은 자라 문장가가 됐고 아버지의 반대로 연인을 잃은 후 상심한 채 로마의 카피톨리누스 언덕에 올라 폐허를 바라보며 떠오른 한줄기 영감 덕분에 대제국 로마의 역사를 썼던 것이다.

최효찬 < 연세대 연구원 / 자녀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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