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에 GTX역 내주세요" 총선 앞두고 주민 서명운동

2012. 3. 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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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는 지하철 7호선 연장 요구

파주 운정신도시에 사는 김 모씨(59)는 며칠 전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문서를 발견했다.

파주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도록 하고 경제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오를 기미가 안 보이는 아파트 값에 고민하던 김씨는 "가족까지 서명해서 머릿수를 늘려야 한다"는 이웃 조언에 따라 4인 가족 전체가 서명을 했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개발이 지지부진한 신도시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최근 가람마을 벽산한라 등 신도시 내 18개 단지와 금촌 2개 단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파주 GTX 추진 및 통일경제특구 지정'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주민 이 모씨(53)는 "분양가 4억9000만원을 주고 작년 6월 입주한 150㎡형 아파트 값이 1년 반 만에 7000만원이나 떨어졌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도 이에 질세라 여야를 막론하고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윤후덕 민주통합당 파주시 갑 후보는 블로그를 통해 "규정을 고쳐서라도 현재 고양 킨텍스~수서로 확정된 GTX 노선을 변경시켜 파주를 출발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행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4조는 구간 설정과 관련해 전체 구간이 50㎞ 이내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양 킨텍스~수서 거리는 46.2㎞로 현재로선 파주시 연장이 불가능하다. 윤 후보는 이 규정을 60㎞로 개정하거나 '신도시 조성 지역은 예외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삽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지역구 정성근 새누리당 후보도 "GTX와 지하철 3호선 차량기지창을 파주 관내에 유치함으로써 노선이 자동적으로 연장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입주 예정자들로 이뤄진 청라ㆍ영종 원안개발 공동투쟁위원회도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지난 23일 과천 국토해양부 청사를 찾아 시위를 벌이며 '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확정과 제3연륙교 공사 착공'을 촉구했다. 정경옥 위원장은 "7호선 연장은 현 송영길 인천시장의 선거 당시 공약사항이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도 약속한 사안"이라며 "원안대로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7호선 연장사업은 작년 말 비용편익분석 결과가 0.52로 나와 비용에 비해 편익은 절반 정도로 조사된 사업이다.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 출마하는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과 김교흥 민주통합당 인천서구강화갑 후보는 지하철 7호선 청라 연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사업성이 전혀 없는 공약이 등장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며 "어차피 선거가 끝나면 사라질 약속이라 관심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선 분위기에 편승해 건설사들의 분양 마케팅도 달라지고 있다.

선거에 집중된 소비자들 마음을 뺏기 위해 총선 유세전 못지않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한라건설은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결합상품 '범내골역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422' 홍보를 선거 유세와 유사하게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선거 유세차량과 비슷한 차량을 동원한 것은 물론이고 홍보요원들이 피켓, 어깨띠 등 선거운동원 같은 복장으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 지난 16~25일에는 캐릭터 인형탈을 착용한 마스코트가 부산 서면, 부산역, 해운대 신시가지 등에서 분양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은아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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