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TALK] 건축 韓流.. 젊은 외국인 건축가 몰려온다

"한국의 혁신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에 매료되어 지난 몇 년간 저는 언제나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해 왔습니다. 귀사에서 배울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중략) 에밀리아 로스 드림."
얼마 전 건축가 노은주(43·가온건축 대표)씨에게 영국에서 이메일이 날아왔다. 한글로 쓴 이메일이라 한국 사람인가 했지만 발신인은 에밀리아 로스(Ross·21)라는 영국인이었다. 에든버러 대학 건축학과 재학 중이라는 그는 한글로 쓴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첨부해 인턴을 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 한국어 실력은 초급이라는 첨언도 잊지 않았다. 가온건축은 한국어로 이메일을 통해 이 학생을 몇 차례 인터뷰한 뒤 다음 주부터 인턴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노씨는 "이전에도 스페인·우루과이·폴란드 등에 있는 건축가들로부터 채용 문의를 종종 받아 본 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한글을 써가며까지 정성을 보이니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최근 한국 건축을 배우려 국내 건축설계사무소 문을 두드리는 외국인 건축가와 건축학도가 늘고 있다. 국내 유명 설계사무실에선 해외로부터 채용 관련 이메일을 받는 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건축가 승효상(60)씨의 사무소 '이로재'에는 몇 년 사이 해마다 외국 직원 1~2명이 근무한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 출신 직원 2명이 일하고 있다. 김인철(65) 중앙대 교수가 운영하는 '아르키움'에도 2~3년 전부터 채용을 문의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다. 얼마 전엔 영국인과 태국인 직원이 1년 동안 일하고 자국으로 돌아갔고, 최근엔 아일랜드인 건축가와 면접을 했다. 간삼건축 등 대형 설계사무소는 10여명까지 외국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건축가들은 "과거 해외 유명 건축설계사무소에서 한국인들을 제대로 받아주지 않을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든다"며 "건축에서도 한류가 이는 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승효상씨는 "건축 시장이 포화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유형의 프로젝트가 한국에선 역동적으로 단기간에 진행된다"며 "막 건축을 시작한 30대 미만 젊은 외국 건축가들에게 한국은 수련할 수 있는 최고의 나라"라고 했다. 실제로 이로재에서 일하는 미국인 직원 클레이튼 스트레인지-리(30)씨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에 미국에선 대형 프로젝트가 거의 없어졌다"며 "상대적으로 새로운 건축 프로젝트가 끊이지 않는 한국에서 일하는 게 나로서는 고맙다"고 했다.
김인철씨는 인터넷 매체 발달을 '건축 한류'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권위 있는 해외 건축 사이트를 통해 한국 건축가의 훌륭한 작품을 접한 신세대 외국 건축가들이 자유롭게 한국 사무실로 연락한다는 것이다. 이광만 한국건축협회 회장은 "K팝 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에 와서 건축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도 체험해보고 싶다는 외국인이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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