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누리당 제치고 1당도 가능할 것"
[언더그라운드.넷] "한나라당은 영원히 존속해야 합니다. 환인 천제와 단군왕검 이념과 사상을 갖고 있는 우리 '한나라' 국민이 주체가 된 정당이 한나라당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으로 간 사람들은 어떻게 된 사람들이냐, 구 한나라당에서 출세한 사람들이에요. 한나라당의 원뿌리? 당연 한나라당이죠."
한나라당 '대표총재'를 맡고 있는 이태희씨(54)의 말이다. 그의 전 직함은 자유평화당 총재. 선관위의 등록공고를 보면 지난 1월 4일 영남신당자유평화당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다시 3월 5일 중앙당을 한나라당으로 변경 등록했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게 2월 14일이니 밖에서 보면 근 반달 만에 한나라당이 전격적으로 부활(?)한 셈이다.
사실 한국 정치사에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정당명을 꿰차려는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YS와 민정계 주도로 '신한국당'이 창당할 당시 JP가 새로 창당하려 했던 당명이 '민주자유당', 즉 신한국당의 전신인 민자당이었다. 그런데 이 계획이 사전에 언론에 노출되자 JP는 입맛을 다시며 포기했다. 이번 한나라당과 비슷한 '신공'은 허경영 전 민주공화당 총재도 보여준 바 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주요 인사들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당을 만들어 나갔다. 허 전 총재는 그 어수선한 틈바구니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열린우리당 대선후보'라며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태희 '한나라당' 대표총재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새로운 '한나라당'의 당헌과 강령을 보면 특이한 대목이 있다. '자유'를 주제로 한 강령 11조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유 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한나라당을 창당합니다." 자유주의는 알겠는데,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유'란 또 무엇일까. 사회 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신자유주의를 찬양하는 것? 이태희 대표총재는 전화통화에서 "새로 만들어진 한나라당의 이념은 정통보수가 아니라 '완벽한 보수', '완벽한 진보'를 지향하는 당"이라고 밝혔다. 도대체 '완벽한 보수 또는 진보'란 무엇일까. "진보는 바꿔 말하면 자유개념입니다. 자유주의를 보완한 개념이 신자유주의이고, 보수주의를 보완하는 것이 신보수주의입니다." 그러니까 뭘로 보완한다는 말? "이념과 사상과 철학으로 보완해야지요." 그 이념·사상·철학이란게 도대체 뭘까? "그 이념이 바로 신자유주의이고 신보수주의입니다." 토톨로지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쓴다.
갑자기 비장한 어조로 평화를 노래하는 강령 12조도 언급하고 넘어갈 가치가 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자 전쟁에 대비할지니! 전쟁에 대비하는 자 평화를 누릴지어다! 평화! 듣기만하여도 마음의 안정과 평화스러움으로 가득하지 않습니까?" 이 대표총재는 이것이 클라우제비츠의 < 전쟁론 > 에서 핵심을 환웅천제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부총장이 14명"이라는 당 조직도 눈에 띈다. "우리 체제는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표총재 밑에 총재가 일곱 분, 또 대표사무총장이 있고 그 밑에 사무총장이 7명이에요. 또 여성대표가 7명 있고, 그 중에 여성 총대표가 있습니다. 최고위원 중에 대표최고위원은 7명이고 최고위원은 49명입니다." 그러니까 당을 대표하는 지도부만 수백명이 넘는다. 지도부는 다 구성했을까. 이 대표는 "현재 채우는 중이며, 그 중에는 구 한나라당에서 당대표를 역임한 사람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칙 중에는 이런 조항도 눈에 띈다. "7조 3항 당내에서 새로운 세력들이 다수의 힘으로 기존의 당 체제를 무너뜨리거나 훼손할수 없으며, 당과 대표총재의 권위에 도전하여서는 안된다."
그나저나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한나라당'은 어느 정도 성적을 기대하고 있을까.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을 제치고 1당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번의 한나라당은 기존의 영남 중심의 정당이나 악습과 폐습에서 벗어난 완벽한 한나라당이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의 '프리미엄'은 얼마나 누릴 수 있을까. 참고로 이 대표총재는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 종로구청장 '자유평화당'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받은 표는 817표. 당시 다섯 후보 중 꼴찌였다.
<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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