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30초이상 만나지 말것"..황당한 초등학교

박용하 기자 2012. 3. 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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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학교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3명 이상 모이지 말고, 30초 이상 만나지 말라'는 내용의 생활 규칙을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서울 소재 ㅁ초등학교와 학부모 이모씨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6학년 일부 학급 학생들에게 '공통생활규칙'이란 제목의 인쇄물을 배포했다. 해당 문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규칙을 담은 것으로 '교실과 복도에서 뛰지 않는다'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대지 않는다' 등 학생들이 교내에서 지켜야 하는 규범들을 담았다.

하지만 이들 규칙 중에는 '화장실 용무 이외에는 복도에 나가지 않는다' 등의 과도한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2번 문항에는 '교실밖을 나가더라도 3명 이상 모이지 않고, 30초 이상 만나지 않고, 3문장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적혀있다. 학부모 이씨는 "이것을 문서화해서 나눠줬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감옥도 이거보단 낫겠다"라고 전했다.

ㅁ초등학교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학교폭력 예방과 관련해 고학년 아이들의 생활지도 부담이 엄청나다"며 "(해당 문서는) 고학년 교사들이 협의해 교내 안전사고에 대비해 안을 만든 것으로, 참고 사항으로만 보려 했는데 아이들에게도 배포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물론 1·2번 문항을 보면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강제로 억누르려는 건 아니고, 생활 지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실제 이렇게 할 계획은 아니었다. 놀라신 학부모님들에게는 다시 잘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6일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해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일선 학교별로 '학생생활규칙'을 제정, 올해 2학기부터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가 지시한 '학생생활규칙'은 학교폭력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조항과 상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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