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년전 아이스맨은 O형 갈색눈 165cm
이탈리아 연구팀이 5300년 전 '외치 아이스맨' 미라의 게놈(유전체)을 완전 해독, 눈동자 색깔과 혈액형은 물론 병력과 생활습관까지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신석기∼청동기 유럽대륙 거주인의 정체와 인류 이동의 역사, 유목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이전 과정에 관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볼자노에 있는 '유럽아카데미 미라 및 아이스맨 연구소(EURAC)'의 알베르트 징크 박사 연구팀은 28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의 외치 인근 만년설에서 발견된 신석기∼청동기 미라의 골반뼈 세포핵으로부터 추출한 데옥시리보핵산(DNA)을 완전 해독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그 결과 '외치 아이스맨'은 갈색 눈동자와 O형 혈액형을 가졌으며 젖당(락토스) 소화장애증, 심장병 소인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특히 진드기 등을 통해 전염되는 보렐리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렐리아 박테리아는 중추신경계, 심장혈관계, 관절, 피부 등에 통증 및 발진 등을 일으키는 라임병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미라의 등, 발목, 오른쪽 무릎 뒷부분의 피부에 문신이 돼 있는 것은 라임병으로 인한 통증치료 차원에서 시술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젖당 소화장애증은 신석기∼청동기 과도기에 인류가 유목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외치 아이스맨'은 발견지인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보다 훨씬 아래쪽 지중해상의 섬 자르데니아와 코르시카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유전자와 매우 흡사했다. 이는 이미 수천년 전 자르데니아 거주민이 배를 타고 유럽 대륙으로 건너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팀은 '외치 아이스맨'의 조상이 중동지역으로부터 자르데니아 또는 코르시카로 이주한 다음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까지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사유전학자인 에스케 윌러슬레프 코펜하겐대 교수는 네이처지 인터넷판과 인터뷰에서 "자르데니아인이 유럽 대륙인과 유전적으로 차별화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이탈리아 연구팀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수천년 전 자르데니아 거주민이 유럽 대륙에서 보다 넓게 분포했다는 이야기여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외치 아이스맨'은 유럽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미라로, 1991년 알프스 만년설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외치 아이스맨'이 키 165㎝, 몸무게 50㎏의 45세 남성이며 등에 화살을 맞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이미 밝혀낸 바 있다. 이로 인해 '유럽 최초의 피살자'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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