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경력 23년 손범수 "기쁨주는 진행 하고파"

매일 `이제는 전원시대` 진행…귀농하고 싶어지네요
■ 이제는 전원시대 <월~금 오후 5시30분>"방송이 천직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20년 넘게 최고의 진행자 위치를 지키고 있는 방송인 손범수(48)에게서 이런 말을 듣게 될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13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단정하게 옷을 입고 MBN 정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이제는 전원시대'의 녹화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90년에 공채 17기로 KBS에 들어간 이후 방송 생활 23년째 입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지금에 이르렀지요." 손씨는 1997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이후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가요 톱10' 등을 진행하며 장수 진행자로 자리매김했다.
"제가 '가요 톱10'을 진행할 때 서태지, 김건모, 박진영 이런 친구들이 나왔죠. 건모와 진영이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요. 그들이 선배가 되고 요즘 케이팝 열풍이 부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죠." 그 이전에도 이계진 한선교 등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처럼 활발하게 방송하며 한 우물만 파는 방송을 하는 이는 드물다.
"지내고 보니 그때 용감했다 싶어요. 좀 더 자유롭게 방송을 하고 싶었거든요. 아무래도 회사에 있다보면 조직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깐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방송하긴 어렵잖아요."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장수 진행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그가 진행하고 있는 '이제는 전원시대'도 그가 느끼고 얻는 게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귀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내와 함께 어디가서 살까 이런 얘기를 했죠.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장가 보내고 나면 제주도에 가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손씨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다고 했다. 공군 조종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포항 대구 부산 등을 옮겨다니며 산 것이다.
"어릴 적 집이 아주 좋진 않았지만 뜰도 크고 연못도 있었어요. 석류나무에서 석류가 익으면 딱 벌어지는 것도 보고, 누나는 봉숭아 물도 들이고요. 그런 이미지가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죠. 사람은 자연과 함께할 때가 가장 사람다워지는 것 같아요." 그는 다른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미스터 주부 퀴즈왕' 등 영화에 진행자로 출연도 하고, 지난 2년 동안 부인인 진양혜 씨와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손범수 진양혜의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유명 아티스트를 초대해 대화하며 공연을 감상하는 이 콘서트는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사회 활동에도 열심이다. 유니세프에서 20년 가까이 이사로 있고 각종 NGO단체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가 방송이 천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열심히 하는 이유도 여기 있었다.
그는 "방송을 보는 분들이 기쁨을 얻는 게 사랑의 행위인 것 같다"며 "어려운 분들과 함께 가는 삶을 사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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