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BL Draft보고서 ①] 약점 보완에 성공한 팀은 어디일까?

지난 1월3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2012 KBL 신인드래프트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가 마무리됐고, 오는 2일부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후반기 레이스로 팬들에게 돌아온다. 플레이오프 싸움을 하고 있는 팀들에게 막판 순위 싸움을 위한 또 하나의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유종의 미를 거둠과 함께 차기 시즌을 대비한 전력 구성을 해야 한다.
새 판을 다지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외국인선수와 FA의 영입, 선수의 트레이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리빌딩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뉴페이스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신인들의 존재는 팀 변화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끼친다. 더구나 차기 시즌에는 전태풍-이승준-문태영 등이 2012 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을 획득했던 울산 모비스-서울 SK-고양 오리온스와 같은 팀에 지명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가져올 시너지에 기존선수들과 루키들의 조화만 잘 이루어진다면 판도를 뒤집을 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
드래프트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는 즉시 전력보강과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그것인데, 첫 번째 약점 보완을 통한 전력보강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이번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성공을 거둔 팀은 SK와 오리온스 그리고 부산 KT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SK는 건국대의 센터 최부경을 지명했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 동안 늘 팀에 아쉬운 2%로 지목되던 토종 빅맨 수혈에 성공을 거뒀다. 최부경은 2011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20점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빅맨치고 움직임의 폭이 커 자신보다 큰 선수를 외곽으로 끌어낸 뒤 인으로 파고드는 공격도 할 수 있고, 이 상황에서 외곽으로 패스를 내주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프로이기 때문에 올 시즌의 선수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 김선형과 주희정 등 앞 선의 빠른 선수들로 하여금 공격 기회를 많이 획득하는 것을 추구하는 문경은 감독의 색깔에, 리바운드와 트레일러가 가능한 최부경의 합류는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대학농구리그 당시 건국대의 더블포스트를 함께 구축하던 이대혁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탓도 있지만, 경기 후반의 체력적인 문제가 약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선수 기용의 폭이 한층 넓은 프로이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큰 우려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대학재학 당시 더블포스트 구성에서 상대가 프레스를 걸면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와 볼을 받아 연결해주는 플레이를 익힌 선수이기 때문에 외국인 빅맨과 짝을 이루기에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또한 2라운드 9순위로 지명한 동국대 출신의 김건우 역시 슈팅 능력과 리바운드를 갖춘 선수이기에 김효범을 투입하면 신장이 작아지고, 이현준을 쓰면 득점 연결이 삐걱거리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라운드 3순위와 2라운드 8순위 지명권을 가진 오리온스는 연세대의 센터 김승원과 성균관대의 가드 박석환을 호명했다. 김승원은 몸싸움이 약한 오리온스의 골밑에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데, 다만 상대가 트랩을 가할 시에 반대사이드나 외곽으로 열어주는 패스가 부정확해 상대팀에 스틸에 이은 속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다.

올시즌 게임당 3.57개의 속공을 성공시키며 이 부문 2위에 있는 오리온스의 스피드에 얼마나 녹아드느냐애 따라 활용도가 천지차이가 될 선수로 뽑을 수 있다. 개인적인 기량 이외의 장점은 팀에 연세대학교 시절 포스트를 같이 담당했던 민성주가 있다는 것이다. 민성주가 군입대를 할 시에 그를 대체할 빅맨자원이 될 수도 있지만, 김승원과 민성주가 같이 플레이를 한다면 만성주는 미들라인이나 피딩능력에 장점이 있고, 김승원은 힘이 좋은만큼 외국인선수의 체력 안배를 할 때도 좋은 인사이드 구성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2라운드 8순위로 영입한 박석환 역시 슈터가 부진하고 상대 수비가 인사이드에 집중될 때 앞 선에서 한 방이 아쉬운 팀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성균관대애서 조효현-김민섭-임종일과 함께 빠른 공격농구에 강점을 보였던 만큼, 적응만 잘 마친다면 팀에 융화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즉시 전력감을 잡는데 성공한 KT를 살펴보자. KT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실속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 지명만을 행사한 KT는, 전체 6순위로 단국대의 가드 김명진을 잡는데 성공했다.
다소 실책이 많은 편이라는 점이 약점이랄 수 있겠으나, 스피드와 돌파에 강점이 있어 KT의 두터운 포워드진의 슛을 잘 끌어낼 수 있을만한 선수이다. 여기에 김명진은 단국대 재학 중 존디펜스의 형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이다. 빅맨을 압박한 뒤, 그의 또 다른 장기인 스틸을 통해 패스의 연결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SK와 오리온스 그리고 KT는 로터리픽의 기운과 실속을 챙기며, 팀을 조금 더 단단히 만드는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비시즌의 흘릴 땀방울만이 그 향방을 가늠해줄 것이다.
오세호 기자 / 사진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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