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이가은 "이번에는 대중적인 노래, 공백기 거치며 마음비웠다"

프로젝트 그룹 '페이지'에서 3대 페이지로 활동했던 이가은이 3년 만에 컴백했다. '단심가(다모 OST)' '이별이 오지 못하게' 등 가창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가은은 지난해 12월 새 싱글 '두사람 다시 한사람'을 공개했다.

최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가은은 "페이지의 색깔 자체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데, 이번에는 고급스러움을 탈피했고 감정을 다 표출하지 않고 절제해서 불렀다"며 "예전 노래들은 사람들이 따라부르기 어렵다고 해서, 이번에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봤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남자를 버린 여자가 속으로는 미안해하면서도 이를 절제하며 겉으로는 못되게 구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신인가수 동우와 듀엣으로 불렀다.

이가은은 1대 페이지 오현란, 2대 안상예에 이어 지난 2002년 페이지 4집 '러브 이즈 블루'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2006년까지 5년간 페이지 7집까지 내며 활동해왔다. 페이지 4집 앨범은 팝페라와 대중가요를 접목시킨 것으로, 반응이 꽤 좋았다. 하지만 독특하다는 호평 이후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이가은은 "원래 제 꿈은 성악가였는데, 팝페라 앨범을 내준다고 해서 페이지를 통해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그런데 4집 앨범이 홍보가 부족했고, 이후 기획사가 사기를 치고 도망가면서 홍보가 중단됐다. 페이지 활동은 색깔이 한정돼 있어서, 저만의 개성을 살린 음악을 하려고 솔로로 활동했지만, 잘 안됐다"고 했다.

그녀는 '조수미처럼 되는 것'이 꿈이었다.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페이지에 합류해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안 좋은 상황이 겹치면서 최근 4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특히 2010년에는 "노래를 그만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처음에는 조바심을 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마음 비우고 항상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작은 무대라도 누군가 들어줄 사람이 있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한다."

롤모델로는 패티김, 인순이, 이은미 그리고 박정현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저도 그 나이까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과 더불어 사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그분들 공연을 가보면, 그 연세에 너무 많은 노력이 보이더라. 그냥 쌓아온 연륜 때문이 아니라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반짝스타성의 가수가 아니라 평생 노래를 하는 가수로 살고 싶다"고 했다.

이가은은 작사, 작곡, 편곡에도 참여하고 앞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단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자살을 기도하던 한 남성이 페이지의 4집 '러브 이즈 블루'를 듣고 힘을 얻고 마음을 바꿨다며 "저를 살려주셨어요"라는 글을 자신의 싸이월드에 남긴 것을 보고 "노래 하나 갖고 그럴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오래전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남성이 "매일매일 누나 노래를 들으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지만, 힘이 된다"는 글을 남겼고, 이후 3년간이나 연락을 주고받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일도 회고했다.

그녀는 "공백기 동안 라틴댄스를 비롯해 탭댄스, 검도 등 다양한 것을 배웠다. 앞으로는 라디오 DJ나 음악방송 MC,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오래도록 저를 응원해주는 팬 한분 한분께 힘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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