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고민에..제약회사 신입사원 '자살'
[뉴스데스크]
◀ANC▶
유명제약회사에 다니던 신입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살던 집에 가봤더니 실적을 내기위해 사뒀던 약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습니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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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 주택 원룸에 약상자가 가득합니다.
발모제와 감기약까지 각종 약품들이 약국처럼 쌓여 있습니다.
부엌 싱크대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제약회사의 신입사원 31살 이태주 씨가 약국에 팔았다가 반품된 약들을 쌓아둔 겁니다.
떠안은 약이 너무 많아 부모님 집에까지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INT▶ 이수웅 /큰아버지
"통로 들어올 틈이 없이 박스가 산재해 있고 뭐 사람이 산다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황당해가지고..."
방안 가득했던 약품들의 가격은 무려 2천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이 씨는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 썼습니다.
회사의 영업 압박으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수천만 원어치의 약을 사기도 했고, 반품이 들어와도 반납하지 못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증언
◀INT▶ 류찬호 /친구
"남은 재고 어떻게 할 거냐. 그건 다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 해서 그만 못 뒀고 그 다음부터 계속 힘들어 했었어요."
다른 제약회사들도 실적 압박은 마찬가지입니다.
◀INT▶ 다른 제약회사 영업사원
"실적 달성을 억지로 하기 위해서...보통은 집에 쌓아놓고 본인들이 그 값을 물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모두 다 가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아들의 고통을 까맣게 몰랐던 유가족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INT▶ 박상숙/어머니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소리가 너무 실감이 나요."
하지만 해당 제약회사는 회사의 실적 강요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INT▶ 제약회사 관계자
"유가족에게 유감스러운 조의를 전하고 싶고. 유가족하고 저희하고 (보상에 대한)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에...그렇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이번 사건과 같은 불행한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소송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박소희 기자 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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