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년 이전 우주의 비밀, 운석은 알고 있다

박방주 입력 2012. 1. 16. 00:04 수정 2012. 1. 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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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9일 미국 뉴욕 피크스킬 운석 낙하 장면. 제트기가 음속 돌파를 할 때 내는 폭발음과 함께 70개가 넘는 조각으로 부서지며 낙하했다. 일부 조각은 자동차에 떨어져 차가 파손되기도 했 다. [NASA 제공]

지구는 연간 약 4만t씩 몸집이 불어나며 성장하고 있다. 유성과 운석 등 우주로부터 온갖 물질이 끊임없이 지구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새벽에도 3대 유성우 중 하나로 꼽히는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시간당 수십 개씩 쏟아져 내리는 우주쇼를 연출했다. 먼지처럼 작은 입자의 우주 물질은 1초당 수만 개씩, 지름 1㎜ 크기는 평균 30초당 1개씩, 지름 1m 크기는 1년에 한 개 정도씩 지구로 떨어진다. 우주 물질 중에서도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우주의 타임캡슐' 역할을 하는 운석의 과학을 살펴본다.

운석이 날아오는 소행성대. 화성과 목성 사이에 1만8000여 개의 소행성이 분포하고 있다. 2000년 1월 18일 오전 8시43분쯤 꽁꽁 얼어붙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타기시 호수. 하늘에서 거대한 폭발과 함께 낮인데도 혜성처럼 환하게 빛을 내던 운석 조각들이 호수 위로 쏟아져내렸다. 운석 조각들이 떨어진 지역은 길이 16㎞, 폭 3㎞에 달했으며 500여 개의 파편이 수거됐다. 과학자들은 애초 200t가량 크기였던 이 운석은 700만 년 동안 초속 10km의 속도로 5억 km의 우주공간을 날아와 지구 대기권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 운석이 절대온도 0도(섭씨 영하 273.15도)의 극저온에서 태양의 나이인 45억6000만 년보다 훨씬 이전에 생성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태양계 이전에 만들어진 우주물질이 전혀 변성되지 않고 그대로 타기시 운석 안에 보관돼 있었던 것이다. 과학자들이 운석을 '우주의 타임캡슐'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유성우는 대부분 수㎜ 이하의 작은 입자들로,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진다. 운석은 다 타지 않고 남은 크고 작은 덩어리가 땅에 떨어진다. 또 유성우 관측은 어두운 밤에만 가능하지만, 운석은 밝은 대낮에도 그 빛을 볼 수 있다. 밤에는 보름달보다 밝을 때도 있다.

태양계 나이도 운석으로 알아내

지구의 암석은 아무리 오래 된 것도 약 40억 년 전에 만들어진 것밖에 없다. 그 이전의 것을 아직 못 찾고 있다. 지구 속에는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엄청난 열이 발생되고 있다. 이 열이 지구 생성 초기 암석들의 거의 대부분을 녹여 새로운 암석으로 태어나게 하거나 변성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지구 암석의 나이로만 태양계와 지구 나이를 측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나이를 알아낸 단서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퍼져 있는 소행성대(帶, 벨트)에서 온 운석에서다. 지금까지 발견된 이 곳의 소행성은 1만8000여 개에 이른다. 운석이 출발한 곳은 지구 대기권에 불타며 떨어지는 운석의 방향과 각도만 알면 계산해 낼 수 있다.

 운석 전문가인 극지연구소 이종익 박사는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들은 태양계 초기에 만들어졌으나 지구나 금성 등과 같이 행성으로 자라지 못한 채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 것들"이라며 "소행성은 지구처럼 열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성분도 변성되지 않고 간직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현재 4명의 대원을 이끌고 남극에서 운석 탐사를 하고 있다.

대기권에 튕겨 나간 운석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떨어진 호바 운석. 약 8만 년 전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단일 운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약 60t에 이른다. [중앙포토]호수에서 얇은 돌멩이를 비스듬히 던지면 몇 번 수면을 튕기며 날아간다. 그렇듯이 지구로 돌진하는 운석이 대기권에 비스름하게 진입하면 물 위 돌멩이처럼 튕겨 다시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1972년 8월 10일 정오 무렵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대낮에 굉음과 함께 거대한 불덩이로 타는 운석이 목격됐으나 그대로 다시 우주로 나가 버렸다. 직경 5m, 질량 100㎏ 정도의 운석이었다.

 지구상에 떨어져 발견된 단일 운석으로 가장 큰 것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호바(Hoba) 철 운석이다. 약 60t 정도며, 1920년 발견됐다. 약 8만 년 전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오염되지 않은 희귀 운석은 '우주의 로또'가 되기도 한다. 화성에서 온 운석이나 지구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운석 등은 1g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타기시 호수 주변의 한 남성은 85g의 '타기시 운석'을 주어 75만 달러에 팔기도 했다.

운석(隕石, meteorite)

일명 '별똥별'이라고도 하며 지구 밖 태양계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암석을 말한다. 주성분에 따라 암석과 암석-철, 철 운석으로 대별한다.

박방주 기자 bpark@joongang.co.kr

▶박방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bj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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