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의 비법 전수] 이운재의 '페널티킥 잘 막는 법'

손병하 2012. 1.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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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달인(達人), 한 영역에서 독보적 경지에 오른 스페셜리스트다.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지니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 갈고 닦았을까? 괴로움을 이기고 애써 비로소 낸 빛이기에 밝고 아름답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그 지경에 다다를지 몹시 알고 싶어진다.스포츠 분야에도 분명 달인이 존재한다. 물론 축구도 매한가지다. 달인이라 불리기에 전혀 모자라지 않는 스페셜리스트가 저마다 독특한 장기를 뽐낸다. 슛, 프리킥, 헤딩, 드로인 등 각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명인(名人)들이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다.달인의 세계는 저 너머 세상일까? 그곳에 가고 싶고, 올라서고 싶다. 그 비법이 존재한다면 천금이라도 내고 차지하려는 마음이 절로 인다. < 베스트 일레븐 > 이 그런 욕망을 품은 이들을 위해 나섰다. 달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지금껏 그들의 마음속에만 넣어 뒀던 비법을 소개한다. < 편집자 註 >

◆달인의 비법 전수 < 1 >'거미손' 이운재가 전하는 페널티킥 잘 막는 비법

이운재! 2000년대 이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키퍼다.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 따라오는 단어는 페널티킥이다.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손에 꼽을 만한 명 골키퍼로 명성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페널티킥을 가장 잘 막는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스페인과 맞붙은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슛을 막아 낸 장면은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되는 추억의 한 순간이다.

이외에도 그는 대표팀의 일원으로 혹은 K리거로 무수한 경기에 참가하며 인상적 페널티킥 세이브를 많이 보였다. 2007년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타이·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그의 승부차기 선방 덕에 빈공에 시달리던 대표팀이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K리그 플레이오프나 FA컵 등 국내에서 열린 단판 승부에서도 그의 '거미손'에 걸려 눈물 흘린 팀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렇다면 이운재만이 갖고 있는 페널티킥 잘 막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분명 있을 듯싶다. < 베스트 일레븐 > 은 그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지난 10일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전남 드래곤즈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우리 나이 마흔 살, K리그에서만 15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제는 세상의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불혹(不惑)에 접어든 노장 골키퍼 이운재가 전하는 '페널티킥 잘 막는 법'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이운재의 페널티킥 잘 막는 법Step 1 : 막을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라

이운재가 공개한 페널티킥 잘 막는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이 막아낼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방어할 수 있는 지역 외 다른 곳으로 향하는 슈팅에 대해서는 포기할 수 있어야 높은 집중력으로 페널티킥의 방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공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골문의 폭을 7.32m라고 규정하고 있다. 골대와 골대 사이의 거리다. 보통 골키퍼의 키가 180㎝~190㎝라고 가정하면, 골키퍼가 좌우 측면으로 날아가는 볼을 막아낼 수 있는 공간은 골문 중앙을 기점으로 2.5~3m 정도다. 이럴 경우 좌우측 골대에서 각각 약 1m 정도 떨어진 지점은 골키퍼의 방어력이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운재는 골포스트에서 1m 이내로 들어가는 슈팅은 막아낼 수 없다고 했다. 완벽히 예측하고 미리 움직이지 않는 이상 공의 반응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을 기점으로 좌우 2.5~3m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지점이다. 가벼운 점프 후 손을 뻗으면 방어 범위 내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운재는 이 지점으로 오는 볼을 막아내기 위해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괜히 양쪽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볼을 막으려 욕심을 부리다가는 반응이 늦어 막을 수 있는 범위 내로 들어오는 볼까지 골로 허용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자신의 키와 팔 길이 그리고 좌우 측면으로의 점프 정도에 따라 막을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알고 방어 범위를 설정하는 것, 이운재가 전한 페널티킥을 잘 막는 첫 번째 비법이다.

▲ 이운재의 페널티킥 잘 막는 법Step 2 : 절대 먼저 움직이면 안 된다

이운재가 전한 두 번째 비법은 키커보다 절대 먼저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운재는 최근 골키퍼들이 키커의 심리를 흔들기 위해 먼저 움직이는 양상을 많이 보인다면서, 이는 세이브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유는 골키퍼의 방어 기술보다 키커의 슈팅 기술이 더 많이 발전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골키퍼는 절대로 먼저 움직이면 안 됩니다.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 방향을 미리 예측했더라도 말입니다.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 방향을 예측해 볼을 차기 전에 먼저 움직이면 키커는 가볍게 발목을 꺾어 반대로 슈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요즘 볼의 탄력이 좋아지고 슈팅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특히 키커의 경우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면서 슈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골키퍼가 먼저 움직이게 되면 키커에게 '내가 움직이는 반대편으로 슈팅하세요'라고 알려 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어 이운재는 골키퍼가 먼저 움직이면 안 되는 한 가지 이유를 덧붙였다. 심리전에서 키커보다 골키퍼가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키커는 페널티킥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지만, 골키퍼는 막지 못해도 그만이다. 그만큼 키커에게 유리한 것이 페널티킥이다. 따라서 '넣어야 한다'는 키커의 심리적 부담이 '막아야 한다'는 골키퍼의 부담보다 큰데, 그런 키커의 불안한 심리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서 키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골키퍼가 막지 못하더라도 키커가 실수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규정상으로도 골키퍼는 키커가 킥하기 전에 발걸음을 먼저 떼어서는 되지 않지만, 실제 경기에서 심판은 대부분 묵인하고 있다.

▲ 이운재의 페널티킥 잘 막는 법Step 3 : 승부차기의 흐름을 간파하라

이운재가 전수한 마지막 페널티킥 잘 막는 방법은 시대별로 존재하는 페널티킥의 흐름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페널티킥은 패스나 슈팅 등 다른 훈련에 비해 집중적 훈련 양이 적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차는 페널티킥을 모방하는 형태의 학습에 의한 킥이 많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경우 해외 유명 선수들이 차는 페널티킥을 보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시대별로 특별한 유행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든다. 키커들이 중앙으로 페널티킥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가정 아래서다. 키커는 골키퍼가 좌우 중 한 곳을 선택해 다이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중앙으로 슈팅한다. 좌우 측면으로 볼을 찰 것처럼 하다가 볼의 아래를 찍어 차면서 중앙으로 타이밍을 빼앗는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운재는 이와 같이 특정한 페널티킥 방법이 유행처럼 번진다면서 그 흐름을 간파해 준비할 수 있어야 세이브를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딱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흐름이 있어요. 구석으로 많이 찬다거나 중앙으로 차는 선수들이 많다거나 하는 것들이죠. 그런 흐름을 간파하고 있으면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확률이 높아져요. 무조건 한 쪽을 포기하는 것이나 상대의 슈팅 모션에서 방향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대에 어떤 페널티킥이 유행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골키퍼는 세이브에 성공할 수 있는 경우의 수 하나를 더 갖게 되는 겁니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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