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발해는 唐 지방정부" 왜곡

입력 2012. 1. 11. 03:37 수정 2012. 1. 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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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CCTV 다큐 방영.. 무릎꿇은 대조영 도독 책봉장면 등 날조

[동아일보]

대조영이 당나라 사신에게 무릎?

관영 중국중앙(CC)TV 다큐멘터리 '창바이산'의 한 장면. 서기 713년 대조영이 무릎을 꿇은 채 당나라 현종이 보낸 사신 최흔에게 서 책봉을 받는다는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중국은 백두산을 창바이산이라고 부른다.

교역 루트가 '조공로' 둔갑

중국중앙(CC)TV의 6부작 다큐멘터리 '창바이 산(백두산)'의 제4부 '산해상망(山海相望)' 편에서 발해의 교역로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시돼 있다. CCTV는 중국 쪽으로 이어진 루트가 '전문적인 조공로'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발해를 당나라의 외곽 군사정부이자 당나라 영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발해의 건국 주체는 중국 동북지역에 살던 소수민족인 말갈족이며 당나라의 책봉으로 중국에 귀속됐다고 강조했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구려사를 왜곡해 온 중국이 이번에는 관영매체를 동원해 노골적으로 발해사 왜곡에 나선 것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CCTV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CCTV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6부작 다큐멘터리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을 내보냈다. '창바이산'은 백두산 일대의 역사와 문화가 한족과 동북지역 소수민족에 의해 이뤄졌다는 중국의 '창바이산 문화론'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에는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했던 중국사회과학원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채널A 영상] 中 CCTV 다큐멘터리 "발해는 당나라 지방정부"

CCTV는 다큐멘터리의 제4부 '산해상망(山海相望)'편에서 "서기 713년 당 현종이 창바이산 아래의 진국(震國)에 사신을 보내 수령 대조영을 '좌효위원외대장군(左驍衛員外大將軍) 발해군왕(渤海君王) 영홀한주도독(領忽汗州都督)'으로 책봉했다"고 밝혔다. 진국은 발해의 다른 이름이다. CCTV는 특히 대조영이 당나라 사신 최흔(崔흔)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을 연출해 내보냈다.

▼ 오만한 중화의 역사 역주행… 고구려 이어 발해 빼앗기 ▼

CCTV는 또 "(책봉 이후) 진국은 정식으로 발해라 불렸으며 당나라 판도(版圖·영토)에 귀속돼 동북지역의 최고 군정기구가 됐다"고 했다. 군정기구는 일정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내려보낸 군사정부를 뜻한다. 이어 "부족 수령 대조영은 이때부터 매년 당에 조공을 했다"며 "역사서에 따르면 창바이 산 부족과 중원 간의 교류는 4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CCTV는 특히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고구려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발해를 건립한 백두산 부족은 숙신(肅愼)족의 후예인 말갈족이라고 주장했다. 숙신족은 4000여 년 전부터 중국에 활 등 공물을 바쳐온 중국의 변방 민족이라는 점에서 발해 또한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CCTV는 발해의 중국 귀속을 강조하기 위해 발해의 주요 교통로가 '전문적인 조공로'라고 소개했다. 압록강 인근에 있는 린장(臨江) 지역에서 배를 타고 랴오둥(遼東) 반도의 뤼순(旅順)에 도착한 뒤 당나라 수도인 장안(長安)까지 도달하는 약 5000km의 구간이 조공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 "中, 발해를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한국 외교부는 선양총영사관을 통해 이번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때마다 관련 내용을 매회 모니터링해 왔다. 외교부는 그 결과를 다시 동북아역사재단에 보내 역사왜곡 여부에 대한 평가를 의뢰했으며 재단은 명백한 역사왜곡이라고 진단했다.

동아일보가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동북아역사재단의 '중국 창바이 산 다큐멘터리의 내용 및 문제점' 보고서는 "동북공정에서 문제시됐던 발해의 귀속 문제와 관련한 역사왜곡이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백두산 지역에 대한 중원 왕조의 지배를 과장하고, 동북지역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중화문화의 영향력을 과장했다"고 분석했다.

배영준 연구위원은 "최근 발굴된 발해 3대 문왕의 부인인 효의황후 묘지와 9대 간왕의 부인 순목황후 묘지에서 왕의 부인들이 황후로 표기돼 있다"며 "이는 발해가 독자적 황제국가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번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사실상 2004년 동북공정 논란과 관련해 한중 외교차관 간 합의했던 '구두 양해사항'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은 당시 구두 양해에서 고구려사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왜곡을 중지하고 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발해의 건국 주체 문제 및 조공-책봉 문제는 동북공정에서 문제시됐던 발해의 귀속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CCTV의 이번 다큐멘터리에 대해 중국이 발해사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신청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004년 지안(集安) 등에 있는 고구려 유적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데 이어 발해 유적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송기호 교수(국사학)는 "중국은 발해 유적 발굴 보고서가 올해까지 나오면 바로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발해 유적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고구려 사례 때처럼 국제 사회에서 발해사가 한국의 역사라고 주장하기가 더욱 어렵게 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다큐멘터리가 역사왜곡이라고 최종 판단되면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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