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인터뷰]송병구-윤용태, "우정과 라이벌 사이" -2부-

2012. 1. 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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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8년 차를 맞은 용띠 프로게이머들이 털어 놓은 다양한 이야기들

임진년을 맞아 합동 인터뷰를 하게 된 송병구와 윤용태포모스가 2012년 용띠 해를 맞아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했다. '프로게이머 중 용띠 선수들을 찾아라!'라는 특명을 받고 1988년생 선수 찾기에 나선 것.

그러나 막상 명을 받들고 나니 의외로 그다지 많지 않은 숫자의 용띠 프로게이머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88년생 게이머들 중에서도 대다수는 공군 소속으로 활동 중이라 인터뷰가 어려웠다. 이에 현재 공군을 제외하고 로스터에 올라 있는 88년생 게이머는 누가 있을지 찾아보자 재활에 힘쓰고 있는 우정호(KT)를 제외하면 '총사령관' 송병구(삼성전자)와 '뇌제' 윤용태(웅진)만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송병구와 윤용태는 프로토스를 이끌어나갔던 6명의 선수들을 한데 모은 '육룡'의 일원이자 얼마 남지 않은 88년생 프로게이머다. 그래서 더욱 이번 인터뷰에 적합하다고 판단, 어렵게 스케줄을 맞춰 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1부에서 이야기 나눈 별명이나 후배들에 관련된 것 외에도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그 중에서도 인터뷰 당시 한창 화제가 되고 있었던 '올해의 프로토스'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다. 올해의 프로토스에 안타깝게도 송병구와 윤용태 모두 포함되지 못했지만 2010년 시상식 때는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활약했다. 2011년 올해의 프로토스 상을 두고 여전히 할 말이 많은 둘의 이야기로 2부를 시작한다.

▶ 2011년 '올해의 프로토스' 논란, 2012년에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송병구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은 현장 투표로 진행되는 올해의 선수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리 후보를 선정한 뒤 기자단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선발 기준에 의거해 후보자를 가려내는 과정이 끝나면 후보자 명단이 통보될 뿐, 그 전까지는 어떤 선수가 포함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번 2011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의 가장 큰 화두는 송병구가 후보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송병구의 제외를 두고 팬들은 갑론을박을 펼쳤고, 후보에 포함된 '신형병기' 김대엽(KT)마저 애꿎게 욕을 먹는 사태가 발생했다.

따라서 당사자인 송병구의 생각이 궁금했다. 과연 e스포츠 대상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송병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락이 와서 이틀 전(19일)에 알았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크게 신경 안 썼어요. 후보에 오른 팀원들이 정장을 사러 가는 모습을 보면서 2005년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당시 신인상 후보에 올라 있어서 정장을 사러 갔는데 70만원인가 들었어요(웃음). 사실 지금 살이 많이 빠져서 사이즈에 맞는 정장이 없어요. 후보에 오르면 또 새로 사야 된다는 생각에 그냥 돈을 아꼈다고 생각했죠. 전 그냥 예전에 입던 정장을 그대로 입고 가려고요(웃음). 올해의 프로토스 후보에 오른 (허)영무도 옷을 새로 샀어요. 전 찍힐 일이 없으니 안 사도 될 것 같아요."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송병구는 오히려 정장을 안 사도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삼성전자의 김기현, 유병준, 허영무는 후보에 등재돼 정장을 사러 가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송병구가 제외된 것이 팬들만의 아쉬움은 아닐 터, 지난 시즌 프로리그 프로토스 부문 다승 3위에 더불어 박카스 스타리그 2010의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송병구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성적을 두고 봐도 크게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준우승이야 항상 잊혀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산정기준이 있다고 해도 딱 봤을 때 이미 올해의 프로토스 상에 관심 있는 팬들이 먼저 후보를 (김)택용이와 (허)영무로 간추리더라고요. 어차피 제가 꼈어도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을 거예요(웃음). 안 끼는 게 오히려 맘 편하죠. 사실 (김)대엽이가 후보에 포함된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KT가 지난 시즌에 우승을 하기도 했고, 대엽이도 포스트 시즌 때 잘했으니까요. 영무 역시 후보에 오른 것이 당연하죠.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했잖아요. 만약 제가 후보에 올라 있었어도 어차피 영무나 택용이가 받았을 것 같아요."

수상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달관한 송병구와 윤용태'택뱅'의 시대를 알렸던, 그리고 육룡의 시대를 이끌었던 송병구였기에 이런 반응이 더욱 뜻밖이었다. 물론 송병구는 후보가 3명인 것은 아쉽다며 4명이었으면 자신도 포함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송병구는 팬들의 논쟁과는 달리 후보에 든 3명의 선수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더불어 작년에는 개인리그 4강에 자주 오르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윤용태에게도 물었다. 부진하던 선수들이 새롭게 후보에 오르고 작년에 활약했던 선수들은 후보에서 제외됐다. 2010년과 2011년에 모두 올해의 프로토스 후보에 오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저도 이제 별로 상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 09-10 시즌에 성적이 별로 안 좋았었는데도 불구하고 받을 뻔 했어요. 그 때 못 받고 나서는 '이제 진짜 못 받겠다'라는 생각이 슬쩍 들더라고요. 받을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죠. 이제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육룡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왔다고 말했던 것처럼 조금씩 시대는 바뀌고 있다. 여전히 육룡은 거대한 산이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닌 것처럼 어느 순간 올해의 프로토스에 육룡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송병구와 윤용태는 여전히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지 않을까?

▶ 사랑, 일, 우정. 가장 중요한 것은?

송병구와 윤용태 모두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데뷔한지 7년이 됐는데도 꾸준하게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송병구와 윤용태. 그렇다면 일과 사랑, 그리고 우정 중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러자 송병구와 윤용태 모두 입 모아 "일이 먼저죠"하고 대답해온다.

"아직까지 일이 많이 중요해요. 제 실력은 여전하기 때문에 아직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끝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뒤이어서는 사랑이고, 마지막이 우정이네요(웃음). 이렇게 순서를 둔 이유는 휴가 때 만날 친구가 없기 때문이에요. 팀원들과 놀러 가거나 쇼핑 하는 것밖에 없어요. 우선 나이로 따져봐도 동갑내기가 잘 없죠. 게다가 제 성격이 딴 사람한테 속내를 잘 못 털어놓는 편이에요. (주)영달이 형이나 최우범 코치와 그나마 속 이야기를 하죠. 영달이 형과는 서로 잘 들어줘요. 예전에는 트러블도 있고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더 친해져서 아무렇지 않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같이 하죠."

여자친구가 있는 송병구는 일, 사랑, 우정 순으로 꼽았다. 이어 윤용태 역시 "일이 가장 먼저"라면서 달라진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사랑이 제일 먼저였어요. 그런데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여자친구의 유무가 별로 상관이 없어요(웃음). 그냥 무조건 일만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어릴 적에는 사랑이 가장 비중이 컸는데 이제는 반대로 변했어요. 일이 제일 먼저고, 일을 열심히 하고 얻는 성취감만으로도 인생의 만족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병구가 말한 것처럼 아무래도 프로게이머들이 중고등학교를 열심히 못 다니다 보니 친구들을 많이 못 사귀게 돼요. 정말 친한 애들 몇 명은 만나지만 좀 더 많은 친구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힘든 일도 털어놓고 싶지만 팀원들은 좀 어려워요. 제가 제일 맏형이라 동생들 이야기는 들어주지만 제 이야기를 내뱉긴 어렵죠. 그래서 전 일 다음에 우정, 사랑 순으로 할게요. 사랑은 게이머를 그만두더라도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게임은 지금 못하면 나중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일이 제일 큰 것 같아요."

e스포츠계에도 동갑내기 친구가 얼마 남지 않았다송병구와 윤용태는 모두 친구가 없어 외롭다는 말을 내뱉었다. 이제 좀 적응이 됐지만 친구를 자주 만날 수도 없고, 많이 사귈 수도 없는 직업이라 아쉽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냥 포기하고 게임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어려울 때 속내를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것은 참 힘든 일임에 분명했다.

윤용태는 "살면서 후회되는 게 너무 안 놀아봤다는 거예요"라는 말로 심정을 대변했다.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다양한 일도 경험해 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고. 윤용태는 "중학생 때부터 게임을 했고, 그 때는 학교보다 다른 쪽에 신경을 많이 써서 친구를 사귀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아쉬운 맘을 드러냈다.

"학창 시절에 좀 더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최근에 들어요. 낯은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친한 사람들이 있으면 말을 잘 거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학교 다닐 때는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친구들도 저에게 말을 잘 못 걸었던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조금 냉랭해 보이는 표정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애들이랑 친해지고 나면 그간 왜 이렇게 말을 안 했냐고 이야기를 할 정도죠(웃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의 추억이 너무 없어서 아쉽네요."

다른 게이머들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갖게 된 많은 선수들이 일찍 사회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대신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얼마 전 장윤철의 인터뷰에서 '실제 친구'라는 말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학교 친구가 많지 않은 게이머들로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단어일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송병구와 윤용태에게 여태까지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었다.

▶ 프로게이머 이후의 내 미래는?

부스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제일 익숙한 송병구와 윤용태"미래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라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송병구가 대뜸 "저 하고 싶은 것 너무 많아요"하고 눈을 빛내며 대답해 온다. 옆에 앉아있던 윤용태 역시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모양인지 길게 늘어놓기 시작한다.

"일단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지난 시즌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거든요. 이런 저런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조금 쉬고 싶어요. 특히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원래 유럽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혼자 가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 못 갔어요. 그냥 계속 여행을 다니는 삶을 살면 정말 좋겠네요(웃음)."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만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윤용태는 하고 싶은 것 1순위로 여행을 꼽았다. 뒤이어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묻자 "너무 많아요"라며 이야기를 이었다.

"사실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딱히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제일 하기 쉬운 게 사업일 것 같아요. 딱히 할 줄 아는 건 없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서 시작한다면 사업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원도 한 번 되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영업 사원이 해보고 싶었거든요. 낯을 좀 가리긴 하지만 목적이 있고, 목표가 있다면 모르는 사람도 잘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어 보인다고 이야기 하면 주위 어른들이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힘들다고 말해주세요. 친척 중에서도 강의를 하시는 분이 있는데 제가 같이 대화해보면 말을 잘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에 그런 직업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용태의 사뭇 진지한 대답과 달리 송병구의 엉뚱한 대답이 쏟아졌다. 다른 게임을 집중력 있게 해보고 싶다는 말에 모두들 다시 웃음이 터진다. 안 그래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빠졌던(?) 시절이 있어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송병구인데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이다.

"다른 게임도 해보고 싶어요. 온라인 게임도 해보고 싶고, 책도 많이 보고 싶어요. 물론 공부도 해보고 싶죠. 대학 가려고 하는 공부보다는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어요. 재테크나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쌓아두면 좋잖아요. 아, 여행도 가고 싶어요. 취미생활도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아요. 수영도 배우고 싶고, 등산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어쩌면 평생 못해볼지도 몰라요(웃음). 삶에 찌들려 살다 보면 여유가 없을 테니까......"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내기도철부지 같은 소리를 늘어놓다가도 금세 삶의 여유를 운운하는 것을 보니 송병구 역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구나 싶다. 운전면허가 있는 송병구는 혼자 운전해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갈 수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 무리하게 붓고 있는 적금도 통장잔고를 아슬아슬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송병구는 봉사활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기부천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송병구에게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겼다.

"봉사활동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WCG 현장에서 홀트아동복지회와 관련해 참여한 행사가 있는데 뜻 깊었어요. 돈이 많이 안 모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제가 제 돈을 기부해야 생각했을 정도예요(웃음). 개인적으로 봉사활동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이에 윤용태도 "예전에 저도 봉사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어요"라며 "아기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기들을 봐주는 봉사활동을 가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사이트에도 가입했을 정도라고 하니 열정이 대단하다.

"사이트에도 가입했는데 잘 참여를 못하겠어요. 절차가 좀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꼭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바라는 것도 많은 스물 다섯. 신년 운세도 대체로 맞는 것 같다며 맞장구를 쳐온다. 상상 속에 나오는 동물이기에 용띠는 실제로 공상이 많은 편이며 상상력도 풍부하다고 한다. 더불어 행운도 많이 따르며 순간적인 위기 대처에도 능하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집착이 없고 씀씀이가 큰 편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하네요. 다른 사람의 이목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고, 해야 할 일만 묵묵히 하는 스타일인데다가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는데 맞는 것 같아요?"

이 밖에도 용띠는 이상이 높기 때문에 만족도가 낮고, 처세술에 뛰어나 어느 곳에 가든 인기가 많다고 했다. 냉정할 때는 아주 냉정한 편이라 이성과 사귀다가 헤어져도 크게 미련 두지 않는 편이라는 말까지 나오자 송병구가 "초반 빼면 다 맞는 것 같아요"라며 수긍했다. 이어 윤용태도 "비슷하게 맞는 것 같아요"라며 덧붙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반드시 이루고 만다는 용띠 청년들이기에 언젠가 해외에서 우연히 마주칠지도 모른다. 혹은 동네 뒷산에서 등산을 즐기고 있는 송병구를 보게 될지도.

▶ 이제 스물 다섯, 올해의 목표는 역시 우승!

좀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새해 목표!이제 어느덧 송병구와 윤용태도 스물 다섯이 됐다. 완연한 20대 중반에 접어들자 송병구는 "나이 먹기 싫다는 말이 와 닿기 시작했어요"라며 엄살을 피운다.

"스물 넷에도 20대 중반이라 하면 애매하다고 넘겼는데 이제 25살이 됐으니 뺄 수가 없네요(웃음). 사실 프로게이머 생활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30살이 넘으면 점점 힘들어지겠죠? 어쩐지 제 평생의 20대 인생이 송두리 채 사라진 것 같아요. 20대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놓친 것 같다고나 할까?"

"형들과 어울리면서 만날 들었던 말이 "네 나이만 되도 인생 편하게 살겠다, 게임 잘 하겠다"같은 말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말을 듣던 제가 이제 스물 다섯이 된다고 생각하니 신기해요. (김)준영이 형이 동생들에게 "내가 네 나이만 됐어도" 라는 말을 많이 꺼냈었거든요(웃음). 이제는 정말 공감이 돼요. 요즘에는 남자다 보니까 군대 생각도 많이 들어요. 처음 목표는 27살쯤에 군대에 가는 것이었어요. 이제 2년밖에 안 남았네요. 그것 때문에 많이 슬퍼요. 그래도 최근 드는 생각이 어릴 때와 다르게 좀 인생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살면서 뭔가 하나 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군대에 가도 분명히 얻는 게 있겠죠? 만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런 시간들 역시 소중할 것 같아요."

그러자 송병구 역시 군대 이야기가 저절로 나온다. 송동균 감독이 한때 송병구의 팬으로 알려졌던 만큼 송병구는 "송동균 감독님이 감독으로 계실 때 들어가야겠네요"라며 장난기 어린 말투로 농담을 던졌다. 당연히 공군에 입대하겠다고 밝힌 송병구는 공군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했다.

"전 공군에 가서 공군을 우승 시키고 싶어요. 그렇지만 역시 가기 전에 많이 벌어놔야겠죠?(웃음).제 인생을 위해서는 군대도 계획한 시기에 가고 싶어요. 저도 27살 정도에 군대를 가는 게 목표에요."

이러다가 송병구와 윤용태가 동반 입대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저 웃는다. 동갑내기 친구라 그런지 인생 설계 마저 비슷한 것이 재미있다.

"새해를 맞이했으니 새해 소망도 간단히 전하자면?"

"딱히 개인적인 소망 같은 건 없어요. 그냥 지금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당시 삼성전자는 3연승 중이었다) 결승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전기 리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올해의 소원이죠.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이야기하자면 로또 당첨? 당첨돼서 기부를 좀 해보고 싶어요. 1억 정도는 기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송병구와 윤용태송병구의 소박한(?) 새해 소망에 이어 윤용태도 소망을 전했다. 지난 시즌 아쉽게 PO에서 떨어진 웅진이기에 이번에는 4강 PO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이번 시즌부터는 팀이 줄었기 때문에 4강에 들어야 PO를 치를 수 있어요.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는 게 우선 목표죠. 작년은 너무나도 아쉬운 시즌이었기 때문에 빨리 제가 살아나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경기력을 많이 끌어올려서 좋은 성적 내는 게 소망이에요."

게임 내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윤용태는 개인적인 소망은 없다고 했다. 게임으로 인정받고 잘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 답한 윤용태.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쪽으로 스트레스 받는 것도 없어요"라며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제쳐두고 실력을 먼저 올리는 게 목표"라고 올해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지금 상태로는 여행을 간다고 해도 즐거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요새는 너무 게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원래 성적이 더 좋아야 하는데 별로 좋지 않아서 기분이 안 좋거든요. 최근에 프로토스들이 너무 잘하기 때문에 뒤처지는 느낌이에요. 빨리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모두 인정받고 싶어요."

아직까지 기약이 없는 개인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다짐한 윤용태는 꼭 개인리그에서도 우승컵을 안아보고 싶다고 했다. 2012년, 임진년의 해가 밝았다. 용띠 프로게이머 송병구와 윤용태가 소망한 바를 모두 이루는 용의 해가 되길 바란다.

정리=조아라 기자 sseal@fomos.co.kr사진=이혜린 기자 rynn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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