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민공' 단어 사라지나
광둥성 등 사용금지 움직임 확산
`신광저우인' `신흥계약노동자' 등 대체어 제시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 중국에서 각종 차별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경제건설의 토대를 쌓았던 저임노동력군을 의미하는 `농민공(農民工)'이란 단어가 차츰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농민공이란 단어엔 현지 주민들과는 신분이 다르다는 `차별'이 내포돼 있다며 이들의 사회적 지위를 개선하고 외지에서 온 노동자와 현지 주민과의 진정한 융합을 위해 농민공이란 용어를 다른 말로 대체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농민공이란 단어는 도시 호구와 농촌 호구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현행 중국 호구제도의 산물이다.
몸은 고향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고 있지만 도시 호구가 없어 임금이나 일상생활, 사회보장 등에서 차별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는 게 바로 농민공이다. 중국에서는 호구가 없으면 취업, 사회보장, 의료, 교육, 주거 등에서 상당히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풍부한 저임 노동력을 제공, 중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시장을 휩쓰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임금이나 취업, 사회 보장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은 건설, 식당, 봉제 등 각종 저임금 현장에서 육체적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도시의 기층민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때론 이들을 외지인 취급하는 주민들과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작년엔 광둥성에선 노점상을 하는 농민공 부부를 경찰이 단속과정에서 지나치게 거칠게 취급한 데 반발, 농민공들이 집단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농민공에 붙어 있는 차별과 불이익, 외지인 등의 이미지를 없애고 주민들과 융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단어 대신 다른 말을 사용하고 이들의 권익도 높여주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미 광둥성은 농민공이란 용어를 폐지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펼치고 있다. 광둥성은 앞으로 매체나 각 사회단체에 농민공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보낼 예정이며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취업이나 사회생활에서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廣州) 시장은 농민공이란 용어 대신 `신광저우인'이란 용어를 사용할 것을 건의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4일 보도했다.
허난(河南)성의 중머우(中牟)현도 최근 농민공 대신 `신흥계약노동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신광저우인'이나 `신흥계약노동자'외에도 이에도 `신세대산업공인', `신시민' 등이 대체용어로 제시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몸으로 이끈 농민공에 대한 중국의 사회적 대접이 이처럼 달라지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차별을 상징하는 농민공이란 단어가 언젠가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농민공의 처우개선 등은 근본적으로 도시민과 농촌민을 차별하는 호구제도를 고치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들은 도시와 농촌을 구별하는 이원적 정책을 해소하고 농촌의 수입과 생활수준, 사회보장을 대폭 개선해야 도시와 농촌 간의 진정한 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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