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권도엽 장관, 중산층 전세대책 손 놓나
올 한해 전국은 전세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올 11월까지 전국 아파트의 전세금은 작년 말보다 평균 16.1% 올랐다. 수도권은 14.2%로 2001년(24.9%) 이후 최고치였고, 지방(17.8%)은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평균 상승률이 15% 안팎이니 개별 단지로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최고 수억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 월급쟁이들은 1년 내내 저축해도 전세금을 올려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불만이다.
내년 상황은 더 나쁘다. 전국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가 16만7000여 가구로 올해보다 4만여 가구 줄기 때문이다. 전세금은 보통 입주 물량과 반비례한다. 전국 입주 물량이 31만9000여 가구에 달했던 2008년엔 전세금 상승률이 0.8%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토해양부는 2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2년도 업무보고에서 전·월세시장 안정대책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국토부가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밝힌 전·월세시장 안정 방안은 실수요자 주택구입 지원확대, 대학생 등 청년층 주거지원 강화,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 강화 등이 사실상 전부다. 대학생용 임대주택이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는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던 것이어서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
이밖에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방안도 일부 포함했지만, 정작 전세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4인 가구를 위한 전세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수도권 825만 가구 중 3~4인 가구는 392만 가구로 48%를 차지한다.
국토부가 작년 이맘때 보고한 '2011년 업무보고'에서는 전·월세 안정을 위해 전·월세시장 감시체계 구축, 월별 입주물량 공개, 재개발·재건축 추진시기 조절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올해 전세금이 급등했기 때문에 국토부의 이런 방안들은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내년에는 아예 이런 대책조차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올해 4대강 사업을 완공하느라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모든 것을 걸어 '4대강 장관'으로 불린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이 올해 물러나고 권도엽 장관이 취임한 지 7개월이 돼 간다.
국민은 '4대강 장관'이 떠났으니 새로온 장관이 전세금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내년도 업무보고 내용을 보니 이런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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