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화랑가 키워드는 '가족·사랑·행복'

신세미기자 2011. 12. 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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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결산 송년 기획전 풍성

단색 추상회화의 시대이던 1970년대, 화려한 원색으로 꽃그림을 그리던 '설악산 화가' 김종학씨는 동료들로부터 "타락했다"는 뒷말을 듣곤 했다. 1980년대 초반 무채색 추상이미지에서 벗어나 강렬한 원색을 한껏 표현하고 싶어 해외유학을 감행한 화가도 있다. 특정 사조에 쏠리는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조각가는 '작업이 가볍고 진지하지 못하다'며 "내 제자가 아니다"란 스승의 호된 나무람에다, 사랑의 매까지 감수해야 했다.

오랜 세월 미술가를 휩쓴 진지하고 전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남녀노소가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는 친근한 작품들이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는 송년기획으로 지친 심신을 위로라도 하듯 동식물, 행복한 가정 등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미지의 작품들이 강세다.

'동구리' 작가 권기수, 동물 조각의 노준, '스위트홈' 작가 김덕기씨가 각기 화랑서 연말초대전을 연다. 50대 화가 김근중, 전병현씨의 꽃그림도 전시된다. 만화 '아톰'의 작가 데쓰카 오사무전은 경기 고양시 아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동물을 의인화한 노준씨의 조각전은 이화익갤러리에서 30일까지 열린다. '희망을 잊은 이들을 위한 희망'이란 제목으로 작가가 나무, 플라스틱 외에 스테인리스스틸, 브론즈 등으로 만든 신작을 공개한다. 10여년 전 소다 음료 광고를 통해 선보인 '깜찍이' 캐릭터의 작가 노씨는 이번 전시에서도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 캐릭터를 선보인다. 고양이 강아지 원숭이 수달 개구리 등 10여종의 동물조각은 클로, 몽, 수키 등 개별 이름을 갖고 있다. 서울대 미대 박사과정 시절 캠퍼스서 마주쳤던 여배우 김태희의 이름을 딴 작품 '태희'는 호랑이 소 토끼 캐릭터로 변신한다. 금속 감각의 의상과 화장이 빛나는 아이돌그룹 2NE1 중 산드라박 이름의 작품도 나온다. 서양미술사의 명작 '피에타' '오달리스크' '비너스의 탄생'의 패러디 작품도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동구리' 캐릭터로 해외서도 호평을 얻고 있는 권기수씨의 개인전은 31일까지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린다. 전통 수묵화의 먹선을 연상케 하는 '동구리'는 매화, 대나무 이미지가 더해진 화면에서 하늘을 날거나 꽃과 무지개를 타고 오른다. 검은 선의 설치작품도 등장한다.

어려서부터 만화 영화 게임 등과 익숙한 30~40대 영상세대들이 작가, 애호가로 자리잡고, 대중문화 감각의 팝아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미술도 캐릭터시대가 확산되고 있다.

화폭에 '행복한 가족'을 펼쳐온 김덕기씨는 17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롯데갤러리 본점과 에비뉴엘 전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가족과 생활 주변의 일상을 담은 작품을 발표한다. '차가운 겨울 너머로'란 제목으로 밝고 화려한 원색의 달콤한 풍경뿐 아니라 한지와 먹 소재의 구작도 보여준다.

만화 '아톰'은 고양 아림미술관에서 21일 개막하는 '데쓰카 오사무 특별전:아톰의 꿈'전을 통해 재조명된다. '아톰'뿐 아니라 '밀림의 왕자 레오' '사파이어 왕자' 등 원화, 습작노트, 사료를 통해 '재팬애니메이션 창시자'의 삶과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김근중씨의 '내추럴 빙'전(27일까지 공아트스페이스)에선 모란민화병풍을 연상케 하는 원색의 꽃그림이 포근한 연말 분위기를 돋운다. 전병현씨는 '숲과 함께 자라는 나무'전(내년 2월10일까지 일주&선화갤러리)을 통해 올록볼록한 질감이 느껴지는 한지 콜라주 등 꽃이 있는 풍경화를 발표한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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