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자덫에 걸린 미 스텔스기 분해할 것"
[한겨레] 나포한 동체 동영상 공개
미, 중·러에 기술유출 우려
이란이 자신들이 나포했다는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무인기 'RQ-170 센티넬'의 동체를 촬영한 동영상을 8일 공개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는 이날 "이란군의 전자전 부대가 지난 4일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에서 225km 지점인 이란 동부 도시 카시마르 상공을 날던 미국의 스텔스 무인기를 동체 훼손을 최소화해 착륙시켰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이란 당국이 '칸다하르의 야수'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이 무인기의 분해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공표했다"고 덧붙였다. <에이피>(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도 이날 이란 쪽 보도 내용을 비중있게 받아 전했다.
2분 가량의 동영상에는 이란 군 관계자들이 멀쩡한 상태로 전시대에 올려진 무인기를 살펴보며 설명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란 최정예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방공사령관은 이란 관영 <메흐르> 통신에 "미국 무인기가 이란 동부 영공을 침범한 뒤 이란 공군의 전자덫에 걸려 지상으로 떨어졌다"며 '나포'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무인기 한 대가 실종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란 쪽 주장은 공식 확인하지 않은 채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폭스뉴스>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미군 관리들을 인용해, 영상에 나온 항공기가 실종된 미국 무인기와 같은 기종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직 정확한 제원조차 공개되지 않은 이 무인 정찰기에 적용된 최첨단 군사기술이 이란뿐 아니라 이란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로 넘어갈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RQ-170은 5만피트의 고고도 상공에서 수시간 동안 레이더의 감시를 받지 않고 비행할 수 있으며, 첨단 카메라와 센서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종은 지난 5월 미군이 파키스탄에 은신중이던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기 위한 정보수집에도 투입됐다.
이란은 8일 자국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구실을 하는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의 '간첩 활동'에 대해 항의하고, 유엔에도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국제 문제로 확대할 의도를 내비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강원도, '빚더미' 알펜시아 청산 검토■ 이동흡 후보, 공금으로 재테크?■ 한기총 회장 출신 목사 또 '교회 세습'■ 무서워 도망치던 아이들 '기적의 스틱'■ '80억 횡령' 여수 공무원 '반성문'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