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여 짜장면 2000원 '착한 가게'
'짜장면 2000원, 짬뽕 3000원, 탕수육 6000원….'
주인은 해 지난 달력 뒷면에 메뉴와 가격을 매직펜으로 적어 벽에 걸어놨다.
"멋진 메뉴판이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쓸데없이 들어가는 비용은 최대한 줄여나가자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2000원짜리 짜장면을 손님들에게 내놓을 수 있으니까요."
지난 20일 오후 대전 동구 자양동 성심관 주인 성주용씨가 부인 심순덕씨와 함께 2000원짜리 짜장면, 3000원짜리 짬뽕, 6000원짜리 탕수육을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주인 성씨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달력 뒷면에 직접 쓴 메뉴표다. | 윤희일 기자
20일 오후 6시 대전 동구 자양동 우송대 인근 성심관(중화요리집). 최근 대전시가 '착한 가격, 좋은 가게', 이른바 '착한 가게'로 선정한 곳이다. 대전시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내놓는 음식점 18개를 골라 착한 가게로 지정했다.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짜장면과 짬뽕을 찾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손님 이모씨(56)는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면서도 맛이 좋기 때문에 이곳을 찾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구·서구는 물론 멀리 유성구 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온 손님도 있었다.
주인 성주용씨(58)는 "싼 가격에 음식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오로지 비용을 줄이는 것, 특히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33년 동안 짜장면과 짬뽕을 팔아 두 아이를 키우면서 단 한번도 사람을 두지 않았다. 주방은 부인 심순덕씨(55)가, 홀 서빙과 배달은 남편이 각각 맡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부부는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부부의 힘으로 가게를 이끌어가고 있다.
성씨는 "인건비 지출이 없는 상태에서 시골에서 농사짓는 친척으로부터 각종 식자재를 싸게 공급받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짜장면과 짬뽕의 맛을 좌우하는 면만은 최고급 밀가루를 이용해 뽑는다. 성씨는 "아무리 장사가 안되는 요즘이라도 쓸데없는 지출과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음식의 맛과 질을 높이면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구 자양동 일대에는 성심관 이외에도 '착한 가게'가 여럿 있다. 찌개류를 파는 '뒤집어진 뚝배기'는 참치를 넣은 김치찌개를 3000원에 내놓고, 우도식당은 보기만 해도 식욕이 돋는 비빔밥을 역시 3000원에 판다.
대전지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서구 둔산지구 인근에도 착한 가게가 있다. 서구 갈마동 전통콩나물식당은 3500원짜리 콩나물밥 하나로 점심시간마다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가게로 자리를 잡았다. 중화요리집 차오차오는 2500원짜리 짜장면을 내놓는다. 이 밖에 3000원짜리 우거지해장국을 내놓는 대덕구 중리동 '3000냥 해장국전문점', 3000원짜리 칼국수로 유명한 유성구 장대동 '고향손칼국수' 등도 착한 가게로 선정됐다.
대전시 경제산업국 신태동 과장은 "'착한 가격, 좋은 가게'로 선정된 음식점에 대해서는 대전시가 발행하는 홍보지인 '이츠대전'과 대전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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