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꽃과의 대화]겨울에도 베란다서 활짝 웃는 꽃 중의 꽃 '시클라멘'
[동아일보]
국화의 가을이 서서히 저물어갈 때면 꽃 기르는 사람들에게 고민이 생긴다. 겨울이란 황량한 계절을 과연 어떻게, 무슨 재미로 나야 할 것인가. 물론 겨울에 꽃이 피는 동백과 한란(寒蘭), 심비디움이 있긴 하다. 하지만 초화류 꽃의 그 화사한 색을 대신하기엔 조금 부족하다. 이때 서늘한 겨울 베란다에서 기르기에 아주 적합한 식물이 있으니, 바로 시클라멘이다.
시클라멘은 앵초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지중해 연안이 원산이다. 섭씨 5∼15도에서 잘 자라므로 서늘한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이듬해 봄까지 서늘한 베란다에서 키우기 좋다.
시클라멘은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 밖으로 젖혀진 꽃잎이 매력적이다. 꽃은 보통 빨간색이지만 흰색과 분홍 등 꽤 많은 변이가 있다. 하트 모양의 잎에는 불규칙한 회색 무늬가 있다. 시클라멘은 감자처럼 덩이줄기(塊莖) 형태의 알뿌리를 가진 식물이다. 휴면기에는 땅속의 덩이줄기가 양분과 수분을 저장한 채 활동을 멈춘다. 생장기가 되면 줄기 없이 알뿌리에서 잎이 나오고 그 가운데에서 꽃봉오리가 계속 만들어진다.
시클라멘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관리다. 앞서 말한 대로 시클라멘은 서늘한 온도를 좋아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겨울철 추위를 피해 화분을 거실로 들여와 문제가 생긴다. 제발 시클라멘을 따뜻한 거실에서 기르지 말자. 주변 온도가 높으면 꽃과 잎이 아래로 처져버린다. 그렇지만 바깥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갈 때, 즉 베란다 온도가 0도 아래로 떨어질 때는 잠시 거실로 피난을 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시클라멘은 고온은 물론 습도가 높은 것도 싫어한다. 따라서 물을 줄 때는 손으로 잎을 살짝 젖힌 후 흙에만 주는 게 좋다. 화분 대신 화분받침에 물을 부어 밑에서부터 물이 스며들게 하는 '저면관수' 화분도 많이 쓴다. 오랫동안(최대 6개월) 꽃이 피므로 비료를 꾸준히 주는 것도 필요하다. 꽃대가 계속 올라오게 하려면 시든 꽃을 그때그때 제거해 줘야 한다. 시든 꽃은 꽃대 밑을 손으로 잡고 비틀면서 당기면 톡 하고 떨어진다.
시클라멘을 살 때는 꽃이 많이 피어있는 것 보다는 꽃봉오리가 많고 잎이 무성한 것을 고르는 게 낫다. 구입 후에는 햇빛이 잘 드는 밝은 곳에 자리를 잡아주자. 꽃대가 너무 길게 자라면서 꽃색이 처음 구입했을 때보다 흐려진다면 햇빛이 부족한 것이고, 꽃대만 길게 자란다면 너무 덥다는 신호다.
봄철이 지나면서 물을 잘 줘도 잎이 시들고 힘없어 보일 때가 온다. 이것은 시클라멘이 더위를 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초여름부터는 화분을 통풍이 잘 되고 시원한 그늘에 두고 '여름잠 재우기'를 한다. 시클라멘이 여름잠을 잘 때는 잎은 거의 없어지고 알뿌리만 남게 된다. 그렇다고 화분을 버리면 안 된다. 가끔씩 물을 주다가 늦여름에 분갈이를 해 주면 서늘한 밤바람이 부는 9월부터 서서히 잎이 다시 나온다. 이때부터 화분을 햇살이 좋은 곳에 두고 비료를 주면 꽃봉오리가 맺힌다.
화려한 꽃을 피우는 초화류 중에서 추운 겨울을 비롯해 6개월 동안이나 예쁜 꽃을 보여주는 식물이 또 어디 있으랴. 이번 주말엔 화원에서 시클라멘을 사다가 쓸쓸한 베란다를 화사하게 꾸며봐야겠다.
서정남 농학박사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종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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