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근에 7성급 한옥호텔(옛 美대사관 직원숙소 부지) 소송.. 어제 현장 검증

한경진 기자 2011. 10. 2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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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복합문화단지 놓고 중부교육청과 항소심

"학교는 5층 건물이고 호텔은 4층 건물이라 학교에서 호텔 내부가 다 보일 겁니다."(서울 중부교육청 관계자)

"학교 쪽에는 수목과 함께 차폐시설을 설치하고, 또 학교 쪽으로는 문화시설을 배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대한항공 측 변호인)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고법 행정9부 이영풍 판사와 대한항공 측,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이하 중부교육청) 측 관계자 등 10명이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정문 앞에서 현장 검증을 시작했다.

"쭉 한번 돌아봅시다."

이 판사의 말에 일행은 풍문여고 앞에서부터 경복궁 옆에 있는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부지의 담장을 따라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양측 관계자들은 이 판사의 뒤를 따라 걸으며 "저쪽(경복궁 쪽)으로 정문이 나면 호텔 방문객들과 학생들이 만날 일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안이 하나도 보이지 않게 하려면 담장이 엄청 높아야 합니다"라며 의견을 전달했다.

담장을 따라 걸으며 "어느 쪽이 학교냐" "수목 높이는 어느 정도 되느냐"며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하던 이 판사는 오전 11시 15분 검증을 마치고 현장을 떠났다.

대한항공이 옛 미 대사관 직원 숙소부지에 한옥 호텔을 짓는 문제를 두고 중부교육청과 2년째 소송 중인 가운데 1심 재판부의 검증 이후 항소심 재판부가 이날 처음으로 현장 검증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경복궁 옆 옛 미 대사관 직원 숙소 3만6642㎡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3만7400㎡·156객실)의 복합문화시설을 지으려다 중부교육청이 제동을 걸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대한항공은 한국 전통 정원을 비롯해 게스트하우스와 공연장, 갤러리, 한옥 호텔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문화시설을 지으려 했지만 중부교육청이 호텔 주변에 학교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현행법상 학교 경계선 200m 이내 지역인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는 호텔·여관·여인숙이 금지시설로 규정돼 있어 호텔을 지으려면 관할 교육청의 '금지시설 해제 승인'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은 호텔 건립을 위해 중부교육청에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금지시설' 해제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호텔을 지으려는 부지의 200여m 이내에는 덕성여자중·고교와 풍문여고가 있다. 대한항공은 "금지시설 해제를 승인해달라"며 중부교육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2월 1심에선 패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급 호텔은 일반 숙박업소에 비해 불건전 행위가 발생할 빈도가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춘기 어린 학생들의 건전한 정서를 해치고,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상상을 부추겨 교육적인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모기업인 한진그룹이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인 이 부지에 호텔시설을 조성해 광화문·경복궁 일대의 명소를 만들겠다고 밝혀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학교보건법에서 호텔을 금지시설로 규정한 것은 30년 전인 1981년으로 오늘날의 '특급관광호텔'은 수준 높은 문화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호텔이 들어서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공연·전시 등 문화시설을 이용할 기회를 주고 문화적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텔 주변에는 나무를 빼곡히 심어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게 하고, 한옥의 멋을 살린 호텔과 전통 정원을 통해 문화적인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부교육청은 "문화시설이라고 해도 호텔이 들여다보이고, 투숙객들과 어린 학생들이 마주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서울의 숙박시설이 부족해 경기도 까지 가서 묵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좋은 부지에 고급 호텔이 들어서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복합문화시설 특급관광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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