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前 딜러 "심각한 노예계약..獨서 소송 추진"(하)

정병준 입력 2011. 10. 25. 15:52 수정 2011. 10. 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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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컴퍼니,하루아침에 딜러권 박탈..손해배상 한 푼 못 받아
판매딜러 계약서 불공정해도 수정 못 해..중국은 물론 글로벌 표준에도 안 맞아

[이데일리 김현아 정병준 기자] 독일 명차 벤츠의 국내 유통망이 독과점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벤츠의 전 딜러가 독일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007년 가을, 메르세데스-벤츠 수입사인 벤츠 코리아와의 딜러 계약 종료로 회사 문을 닫아야 했던 유진 & 컴퍼니의 김유진 사장은 25일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못했지만 명예 회복 차원에서라도 벤츠 본사를 상대로 독일에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벤츠 코리아가 유진 & 컴퍼니와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유진 & 컴퍼니가 해외 자본(지분 50%) 유치 과정을 60일 이내에 본사에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

특히 유진 & 컴퍼니측에 투자한 회사가 벤츠의 경쟁사인 폭스바겐 클라세오토의 투자사라 기밀유출이 우려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당시 벤츠의 다른 딜러인 한성자동차는 관계사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를 통해 포르쉐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김 사장의 주장이다. 한성자동차는 화교 재벌인 레이싱홍 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김 사장은 "당시 내가 딜러 협의회를 만들려고 하고, 벤츠코리아의 마진·딜러사의 마진까지 공개했기 때문에 소위 미운털이 박힌 것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갑자기 편지 한 통으로 해지를 통보했고 이후 부품은 물론 벤츠 관여로 만든 간판이나 인테리어 등 어떤 것 하나도 보상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법정에선 힘의 논리 때문에 가처분 신청 등에서 졌지만, 독일 법정에서 벤츠 본사에 노예계약 등 한국 파견 인력(벤츠 코리아 등)의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 벤츠 딜러 불공정 관행 여전..계약서 불공정해도 수정 못 해

이같은 벤츠 딜러 사회의 부당한 계약 관행은 현재진행형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시장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의 딜러 계약기간은 2~3년이나, 벤츠 코리아의 경우 2008년 경까지 1년으로 해오다 최근들어 2년으로 연장했다.

한국도요타와 한국닛산은 3년, 크라이슬러는 2년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별도의 계약기간 없이 양쪽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경우 조건 없이 자동연장이 원칙이다. 혼다 코리아는 벤츠 코리아와 동일한 1년이나 회사 출범 이후 10년 동안 계약해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벤츠의 한 딜러사는 "현재 계약기간이 1년"이라며 "최근 2년으로 바뀌고 있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여전히 1년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벤츠 코리아측은 "2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단 한 번도 1년으로 계약한 적이 없고, 자동으로 기간이 연장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데일리가 입수한 지난 2007년 유진 & 컴퍼니와의 법정 다툼 중 나온 법원의 판결문(사진)을 보면, 분명 계약기간은 1년으로 명시돼 있다. 단 한번도 1년으로 계약한 적이 없다는 벤츠 코리아측 주장은 거짓인 것.

게다가 벤츠 딜러들은 계약서가 불공정해도 '리뷰'만 할 뿐 수정 권한이 없다. 얼마전 벤츠의 신규 딜러가 된 A사의 경우 계약 체결 당일 아침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임을 인지해 부지가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서 겨우 2개월 정도 계약 체결을 늦췄지만, 원안대로 싸인할 수밖에 없었다.

◇ 수입차 딜러시스템 왜곡, 결국은 소비자 피해

계약기간이 1년이라는 게 딜러사에 압박이 되는 이유는 재계약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수백억을 투자하고 직원 수십명을 뽑는 딜러 입장에서는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생존권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시장 하나 세우는데 최소 400억~500억원이 드는데 계약이 해지되면 고스란히 딜러가 떠안게 된다"면서 "수입사들이 딜러사에 시승차 구매나 자사 리스 프로그램을 강매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 했다.

김 사장은 "딜러가 신차 판매 출혈경쟁에 내몰리면 애프터 서비스가 부실해 진다"면서 "미국처럼 각 딜러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지역 고객의 요구를 살펴 신차를 출시하고 가격이나 마케팅 정책을 만들면 소비자 후생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수입사들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자동차브랜드 판매관리방법'을 개정해 지난 2008년 1월부터 ▲ 수입사와 딜러간 계약서는 반드시 중문으로 중국법률에 의거해 최소 1년 이상으로 작성하고 ▲ 수입사는 딜러에 자사 자동차금융회사를 강요하지 못하며 ▲ 수입사가 딜러에 전시장 건설 상품을 강요 못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수입사-딜러간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을 표준 약관이나 관련 제도가 없어 수입차 10만 시대에 대비한 제도정비가 절실하다.

공정위 제조업 감시과 김준하 과장은 "수입사가 딜러에 불공정 행위를 한다면 공정위에 신고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조사한 뒤 처리하게 되지만, 별도의 규제책은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 약관심사과 관계자는 "약관법에 따라 수입사가 공정위에 약관안을 제출하면 상대방 의견 등을 청취해 표준 약관으로 발표할 순 있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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