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기숙사, 먹지도 않은 밥값 강제로 걷는다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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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학교 대부분이 기숙사 학생들에게 먹든 안 먹든 정해 놓은 밥값을 미리 걷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걸 안 내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밥값을 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임경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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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강원대 기숙사 식당.
한창 붐빌 점심시간이지만 빈자리가 적지 않습니다.
이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하루 세 끼니 밥값으로 한 학기에 60만원을 내야 합니다.
기숙사비 35만원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과 중에는 밥시간에 맞춰 기숙사까지 오기 힘들어 결식률이 절반에 이릅니다.
◀INT▶ 오건욱/강원대 3학년
"주말에 점심 정도? 그 정도 빼놓고는 거의 학교에서는 안 먹었고. 그래서 많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측은 결식률을 반영해 밥값을 낮게 책정했다고 말합니다.
◀INT▶ 학교 관계자
"결식률이 매끼 똑같은 건 아니잖아요. 결식률 감안해서 애들 한 끼가 1,744원이에요."
국립대 기숙사 185곳을 조사했더니, 18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식비를 필수 항목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 4곳 중 한 곳은, 돈을 내고도 안 먹는 비율이 전체 끼니의 절반에 달했습니다.
사립대 역시 의무급식은 마찬가지.
이화여대는 신입생이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매달 50개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사야합니다.
학생들은 어차피 쓰지 못할게 뻔해 헐값에 사고팔거나 버린다고 말합니다.
◀INT▶ 김니은/이화여대 1학년
"2.100원, 2,500원에 사서 그걸 1,500원 정도나 그 정도에 팔아요. 남으면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INT▶ 박영아 의원/한나라당
"가깝고 편리한 곳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등록금에 먹지도 않는 밥값까지 강요하는 대학들.
그나마 저렴한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학생들은 말합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임경아 기자 iamher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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