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CEO] 반복되는 실수 막으려면? 실수했다고 화내고, 징계하면 오히려 역효과 나요

조훈현 입력 2011. 10. 13. 03:06 수정 2011. 10. 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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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자동차 부품업체 K사 김 사장은 오늘도 불같이 화를 낸다. 절단기 공정 라인에서 불과 며칠 전 발생했던 사고와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직원이 경미한 부상까지 입었다니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다. "책임자가 누구야? 내가 주의하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또 실수야?" 더 큰 문제는 이 라인 뿐 아니라 다른 라인에서도 작은 실수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을 내도 직원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대체 어떻게 하면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하게 할 수 있을까?

◇해법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문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다. 그럴 경우 더 이상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치명적인 실패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손해보험회사에 근무하던 H.W.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하다 하나의 통계법칙을 발견했다. 치명적인 실패는 300번의 이상 징후와 29번의 작은 실수 후에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사건도 과속운행, 해상감독 위반과 같은 작은 실수와 20여 차례의 경고를 무시한 결과였다. 가볍게 간과했다가 엄청난 화를 부르는 실수, 어떻게 예방하면 좋을까?

김 사장의 경우, 화를 덜 내서 직원들의 실수가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 거세게 비난하고 책임자를 가려내 엄중히 다룬다면 실수의 싹을 없앨 수 있을까? 아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상황은 악화될 수 있다. 직원들은 처벌이 두려워 실수를 덮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고 실수의 원인은 깊숙이 숨어서 암세포처럼 번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는 우선 실수를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미네소타 아동병원은 실수를 성공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사고 보고서(incident report)라는 표현을 안전학습 보고서(safety learning report)로 바꾸고, 오류(error) 대신 우연한 실수(accident), 조사(investigation) 대신 분석(analysis)이란 용어를 쓰는 등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들을 긍정적인 단어로 바꿨다. 그러자 직원들은 자유롭게 실수 경험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다 같이 실수를 없애기 위해 협력하는 문화가 조성됐다.

실수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면 그다음 필요한 것은 공유하고 축적할 수 있는 '장(場)'이다. 어딘가에 쌓아놓아야 다른 직원들이 보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경우 '아리샘'이라는 지식공유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실수 사례를 공유하게 했다. 그리고 사례를 올릴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연말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확실한 동기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실수 사례를 모아 '실수 예방 매뉴얼'을 만들면 금상첨화다. 맥도널드의 치즈버거 제조 매뉴얼은 2011년 현재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다. 이 중 치즈버거 제조법은 17페이지뿐이고, 나머지는 전 세계 프랜차이즈에서 치즈버거를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실수 사례들이다. 맥도널드는 이 매뉴얼로 집중 교육을 한 덕분에 기존 사원뿐만 아니라 신규 사원들까지 실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작가 칼 하인리히 바거를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실수를 연발하는 직원들을 강하고 현명하게 만들고 싶다면 실수를 드러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실수들을 차곡차곡 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쌓인 실수 사례들을 정리해 우리 회사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해 보자. 그러면 실수는 기업에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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